매일일보 = 이광표 기자 | 삼성전자의 올해 1분기 영업이익이 6000억원에 그치며, 작년 1분기의 14조 1214억원보다 95.75% 급감했다고 한다. 통상 삼성전자 영업이익의 60~70% 가량을 차지하며 실적 버팀목 역할을 했던 게 반도체인데, 메모리 반도체 업황 악화에 대규모 적자가 난 것이다.
삼성전자가 흔들릴 정도면 우리나라 무역수지는 어떻겠는가. 한국 경제 무역수지는 13개월째 적자 행진 중이다. 작년 무역수지 적자 폭은 무려 425억 4200만 달러였다.
우리나라 실질 국내총생산(GDP)에서 수출이 차지하는 비중은 38%에 이른다. 무역수지에 구멍이 뚫리면 우리 경제 성장엔진이 식는다는 얘기다. 대한민국 경제에 비상이 걸렸는데 정부의 대처는 안일하다 못해 방관 수준이라는 게 문제다.
중국은 2018년 무역 흑자국 1위에 오른 이래 줄곧 200억 달러 이상 흑자를 내다가 지난해 그 규모가 12억1300만 달러로 대폭 줄었다. 올해 들어선 흑자는커녕 수백억 달러 적자가 예상된다.
무역수지 악화는 한중관계가 삐걱거리는 정치적 이유가 크다는 걸 부인할 수 없다. 그런데 윤석열 정부의 외교행보를 들여다보면 적과 내편을 규정하는 갈라치기로 일관한 국정운영과 흡사해 보인다. 윤 정부의 외교에선 중국은 패싱 수준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국제사회에서 적도, 동지도 없다는 것은 외교의 기본이다.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를 떠들며 뒤통수를 치는 일본과, 우리 국가안보실을 도청하는 미국이 영원한 동지가 아닐수도 있다는 말이다. 각설하고, 정부는 작금의 대중 무역 적자를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우리 기업의 피해가 더이상 커지지 않도록 외교적 노력을 다 해야 한다. 지금 이 시간에도 대중 무역적자는 켜켜이 쌓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