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리콘밸리은행 사태 등 금융시장 불안 영향
"긴축 통화정책 유지…재정적자·부채규모 관리 필요"
매일일보 = 염재인 기자 | 국제통화기금(IMF)은 올해 4월호 세계경제전망(WEO)에서 최근 금융시장 불안 등 영향으로 올해 세계 경제성장률을 2.8%로 전망했다. 지난 1월 전망치보다 다소 하향 조정된 수치다. 중기성장률은 3.0%로 WEO가 발간된 1990년 4월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을 보였다. IMF는 올해 세계 경제 여건을 '험난한 회복 과정(A Rocky Recovery)'이라고 평가하면서 기대 인플레이션이 낮아질 때까지 긴축적 통화정책 기조를 유지해야 한다는 조언이다. 미국·영국 등은 지난 1월 전망 대비 상향 조정됐으나, 우리나라를 비롯한 일본·독일 등은 하향됐다.
11일(현지시간) IMF는 '2023년 4월호 세계경제전망' 보고서를 발간하고 세계 경제와 회원국의 경제성장률을 분석·전망했다. IMF는 4월호 보고서에서 올해 세계 경제성장률을 2.8%로 예상했다. 이는 지난 1월 전망치인 2.9%와 비교할 때 0.1%포인트(p) 하향 조정된 수준이다. 최근 금융시장 불안이 실물시장으로 파급될 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하향 조정 배경으로 작용했다. 아울러 5년 뒤 성장률을 나타내는 중기성장률은 3.0%로 내다봤다. WEO가 발간된 1990년 4월 이후 가장 낮은 수치다.
우리나라를 포함한 미국·영국·일본 등 선진국 그룹의 올해 예상 경제성장률은 1.3%로 지난 1월 전망(1.2%)보다 소폭 올랐다. 선진국 그룹은 미국, 영국, 독일, 프랑스, 이탈리아, 스페인, 캐나다, 일본, 우리나라, 홍콩 등 41개국이 속해 있다.
다만 국가별 예상 경제성장률은 희비가 교차했다. △미국(1.6%·+0.2%p) △영국(-0.3%·+0.3%p) △이탈리아(0.7%·+0.1%p) △스페인(1.5%·+0.4%p) 등은 지난 1월 전망 대비 상향 조정됐다. 반면 △우리나라(1.5%·-0.2%p) △독일(-0.1%·-0.2%p) △일본(1.3%,·-0.5%p) 등은 하향 조정됐다.
이중 IMF가 4월 WEO에서 제시한 '2023년 한국 성장률 전망(1.5%)의 경우 정부(12월·1.6%)와 한국은행(2월·1.6%), 경제협력개발기구(OECD/3월·1.6%), 한국개발연구원(KDI/2월·1.8%) 등 주요 기관에서 전망한 수치와 유사한 수준을 나타냈다.
중국·인도·러시아 등이 속한 신흥국 및 개도국 그룹의 올해 예상 경제성장률은 3.9%로 지난 1월 전망인 4.0% 대비 소폭 하락했다. 중국(5.2%·유지)은 1월 전망치를 유지한 가운데 인도(5.9%·-0.2%p), 브라질(0.9%·-0.3%p)은 하락했다. 반면 러시아(0.7%·+0.4%p), 멕시코(1.8%·+0.1%p), 사우디(3.1%·+0.5%p) 등은 상승했다. 신흥국 및 개도국 그룹은 중국, 인도, 러시아, 브라질, 사우디, 남아공, 멕시코, 나이지리아 등 155개국이다.
IMF는 또 지난해부터 세계 경제를 괴롭혀온 러-우 전쟁, 인플레이션 등 불안 요인이 해결되지 못한 채 최근 실리콘밸리 은행·크레딧스위스 사태 등 금융시장 불안이 확산되는 상황에 대한 깊은 우려를 나타냈다. 이에 IMF는 "금융시장 불안에 대한 모니터링을 강화하면서 기대 인플레이션이 충분히 낮아질 때까지 긴축적인 통화정책 기조를 유지해야 한다"며 "중장기적으로는 재정적자와 부채 규모를 지속 가능한 수준으로 관리해야 하며, 저탄소 경제체제로 빠르게 전환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IMF는 4·10월에는 전체 회원국을 대상으로, 1·7월에는 우리나라를 포함한 주요 30여개국에 대한 보고서를 발간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