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올리고동 기공… 2030년 올리고 매출 1조원 노린다
노사 임금교섭 타결… 생산 차질 없이 성장 모멘텀 확보
매일일보 = 이용 기자 | 에스티팜이 내실을 탄탄히 다지며 백신 등 차세대 의약품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엔데믹 이후 백신 개발 지원 감소로 많은 제약사들이 관련 사업을 정리하는 가운데, 국민 방역 체계에 일조하겠다는 에스티팜의 노력은 빛을 발할 것으로 기대된다.
3일 업계에 따르면 에스티팜은 제2올리고동 증설로 연구개발에 필요한 수익 강화 수단을 마련하고, 노사간 임금교섭을 성공적으로 끝마쳐 각종 경영 리스크를 정리했다.
경기도 안산 반월캠퍼스 부지에 위치한 제2올리고동은 지난달 18일 기공식을 개최했다. 제2 올리고동은 반월 캠퍼스 부지에 연면적 약 3300평 규모로 지어진다. 에스티팜은 제2올리고동을 공정 자동화를 기반으로 효율성을 극대화하는 고도화된 자동화 시스템을 도입할 예정이다.
제2올리고동 신축은 에스티팜의 초격차 전략의 일환으로서 초기 투자 1100억원을 계획했을 정도로 회사의 비전을 담은 사업이다. 앞서 지난해 11월 동아쏘시오그룹 창립 90주년에서 김경진 에스티팜 대표이사 사장은 “에스티팜은 케미컬 위주의 CMO에서 현재는 올리고 핵산치료제 CDMO로 전환 및 다양한 분야로도 확장해 나가고 있다”고 말한 바 있다.
만약 제2올리고동을 완공하고 두 차례 증설을 모두 마치면 생산 규모는 약14mol(2.3~7t)까지 늘어난다. 에스티팜 측은 “이번 신축으로 올리고 생산능력이 세계 1위 기업으로 도약할 것”이라고 밝혔다.
에스티팜 관계자는 “제2 올리고동은 생산 효율화를 꾀하고 있다. 생산능력 자체를 2배 가량 키우는 것과 동시에 생산효율성은 4~5배 높일 수 있도록 설계했다”며 “이번 증설을 통해 더 많은 고객사를 유치하고 좋은 실적을 낼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생산 규모가 크게 확장된 만큼 매출도 늘어날 전망이다. 에스티팜은 제2올리고동이 본격적으로 가동되면 2030년 올리고 매출 1조원의 비전 달성도 가능할 것으로 예상했다.
지난 한 해 동아쏘시오홀딩스 매출은 1조1131억원으로, 출범 이후 최초로 1조를 돌파했다. 그중 에스티팜의 지난해 매출은 2093억원이다. 계열사인 에스티팜의 매출만으로도 현재의 5배인 1조원 비전을 달성할 수 있다는 다짐이다.
임금교섭도 최근 타결됐다. 지난해 역대 최고 매출액을 기록한 에스티팜은 지난 6월 7일 상견례를 시작으로 8월 16일까지 2달간 8차례 교섭을 통해 기본 임금 5% 인상, 연 50만 복지포인트 인상 등의 내용에 대해 합의했다. 이번 임금협상을 통해 전국화학섬유식품노동조합 에스티팜지회는 임금교섭에서 6년 연속 무분규 타결을 이어가게 됐다. 김경진 사장은 “노사가 빠른 기간 내에 임금교섭을 체결하면서 생산 차질 없이 성장 모멘텀을 확보하게 됐다”고 전했다.
에스티팜이 서둘러 내부 기반을 다지면서 각종 백신 및 치료제 연구개발에 다시금 탄력이 붙게 됐다. 에스티팜은 국내에 몇 없는 코로나19 백신 개발사로, 이 외에도 다양한 질병 관련 의약품을 연구개발하고 있다. 차세대 의료 기술로 꼽히는 mRNA 플랫폼도 연구 중에 있으며, 에이즈 치료제는 임상 1상에서 긍정적 결과를 바탕으로 임상 2a상에 진입하는 등 연구개발 분야에서도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지난해부터 코로나19 위기가 서서히 종식되며, 특히 백신의 수요는 급감한 상태다. 이에 따라 정부의 백신 개발 지원도 사실상 민간으로 이양되는 등, 백신 개발사들의 고충이 커지고 있다. 실제 에스티팜의 올 2분기 영업이익도 전년 대비 54.5% 감소한 16억원을 기록한 것으로 알려졌다. 고마진 매출 비중 감소와 경상연구개발비 증가로 영업익이 줄어든 것으로 파악된다. 이 가운데 에스티팜은 국내 의료방역 체계에 일조하기 위해 백신 개발을 지속하고 있다. 코로나19가 독감처럼 풍토병화한 이상, 국산 백신 보유 여부는 무엇보다 중요하다. 팬데믹 시절처럼 해외 백신에 의존할 경우 혈세도 낭비될뿐더러 또 다른 치명적 질병이 확산될 경우 대응할 방도가 없기 때문이다.
김경진 사장은 “에스티팜은 생명을 살리는 혁신 기업이라는 비전 달성을 위해 게임 체인저가 되고자 인재혁신, 기술혁신, 경영혁신을 시도하고 있다”며 “mRNA 코로나 백신 개발은 그 일환으로, 한국의 감염병 대응 전략 구축을 위해 관계사들과 지속 협력해 나갈 예정”이라고 포부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