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학생·졸업생·시민단체, 채택 철회 요구 빗발
[매일일보] ‘역사 왜곡’과 ‘우편향’ 논란이 일고 있는 교학사의 한국사 교과서를 채택한 전북 전주 상산고등학교가 전방위에서 철회 압박을 받고 있는 가운데 7일 교학사 교과서 철회여부를 최종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전주 상산고는 6일 학교 홈페이지에 보도자료를 내고 ‘한국사 교과서 선정절차’ 일정을 공개했다. 상산고는 “균형 있는 교육을 위해 한국사 교과서로 ‘지학사’와 ‘교학사’의 교과서를 선정한 바 있다”면서 “선정과정에서 촉박한 일정으로 인해 교과서 내용에 대한 면밀한 검토가 부족했던 점을 인정한다”고 밝혔다.이어 “학생과 학부모, 동창회 및 시민사회의 애정 어린 우려와 질책을 겸허히 수용한다”면서 “한국사교과서 선정절차를 다시 진행하고자 한다”고 덧붙였다.일정에 따르면 이날 한국사 담당교사 및 보직교사 연석회의를 연 뒤, 학생의견을 수렴하기 위해 교장과 학생 간담회가 마련됐다. 또 교학사 교과서 철회여부를 놓고 오후에 교육과정위원회의가 열렸다. 이후 7일 학교운영위원회의 자문을 들은 뒤, 한국사 교과서 관련 최종 결정사항을 발표할 예정이다.당초 교학사 교과서를 채택했던 전국 고교들이 잇따라 채택 방침을 철회하면서 현재 상산고가 유일하게 ‘교학사 교과서 채택 학교’로 남아있다.전북지역 30여개 교육·사회·시민단체가 연대한 ‘전북교육혁신네트워크’는 6일 오후 학교 앞에서 기자 회견을 한 후 학교를 항의 방문하는 등 압박 수위를 높였다. 6일 전주 상산고 졸업생 20여명은 학교 정문 앞에서 "상산의 이름으로 간곡히 호소한다"면서 "왜곡되고 훼손 돼 역사와 미래를 퇴행시키는 교학사 교과서 선정을 철회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들은 "사회적 혼란과 이분법적 편 가르기에 앞장서며 역사를 일본에 팔아먹은 교학사 교과서가 상산의 심장에 대못을 박고 있다"면서 "학교측은 교학사 교과서 선정을 철회하고 상산의 명예와 후배의 바른 역사관을 지켜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6일 신년 기자회견에서 김승환 전북도교육감은 6일 교학사 교과서를 선택한 학교가 전국에 거의 없다며 "이는 이데올로기 문제가 아니라 이 책에 (역사 인식의)문제가 있다는 공통 인식에 따른 것"이라고 밝혔다.
전북도교육청은 이날 학교 측이 대자보를 철거하고 홈페이지 게시판 글을 실제로 삭제했는지, 이런 행동이 '전북학생인권조례'가 명시한 ‘표현의 자유’를 침해했는지 등을 점검키로 했다. 도교육청은 진상 조사 결과에 따라 감사 착수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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