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매도 상위종목에 삼성전자·LG엔솔·삼성SDI
매일일보 = 이채원 기자 | 외국인들이 ‘셀코리아’ 기조를 이어가면서 국내증시가 몸살을 앓고 있다. 미국발 고금리 장기화 우려와 중동 지정학적 리스크 등 악재가 겹치면서다.
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달 외국인 투자자들은 국내 주식시장에서 3조3896억원 가량을 팔아치웠다. 외국인은 지난 9월에도 2조2822억원을, 8월 7543억원 가량을 순매도 한 바 있어 석 달 연속으로 국내 증시를 떠나고 있다. 지난달 외국인은 삼성전자(-5756억2500만원)를 가장 많이 팔았다. 다음으로는 LG에너지솔루션(-5586억원), 삼성SDI(-5463억원), 에코프로비엠(-3301억원), LG화학(-2719억원) 순이었다. 외국인의 매도세에 지난달부터 코스피는 2400선 아래로 무너지고 코스닥은 800선을 내어주는 등 국내 증시가 하방압력을 받고 있다. 코스피는 지난 26일 약 10개월 만에 2300선이 붕괴됐다가 하루만에 2300선을 회복하기도 했다. 하반기 증시 부진의 주요 원인인 미국 국채 금리 역시 고공행진 중이다. 미국 국채 10년물 금리는 이날 한 때 4.9%를 넘겼다. 이는 글로벌 금융위기 직전인 2007년 7월 이후 16년 만이다. 주요 원인은 미국 소매 판매 서프라이즈로 꼽히는데 미 상무부에 따르면 9월 소매판매는 약 955조원으로 전월비 0.7% 늘었고 시장 전망치(0.2%)를 큰 폭으로 상회했다. 2년물 금리도 5.24%까지 오르면서 2006년 이후 최고치를 경신했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미국 증시가 중동 불안 재점화, 미 국채 10년물 금리 4.9%선 돌파 등으로 약세를 보였다”며 “국내 증시도 동일한 이유로 부담을 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더해서 미국과 한국 간 금리 격차가 더욱 벌어질 가능성에도 눈길이 쏠린다. 2일 한국은행은 금융통화위원회를 열고 이달 기준금리를 현행 3.5%로 동결했다. 금통위는 지정학적 리스크 증대 등으로 물가와 성장 전망이 불확실한 가운데 가계부채 증가 흐름을 지켜볼 필요가 있어 기준금리를 동결했다고 밝혔다. 연준은 1일(현지시간)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 직후 보도자료를 통해 기준 금리를 5.25~5.50%로 유지하기로 결정했다. 이는 지난 2001년 이후 최고 수준의 금리다. 다만 인플레이션이 연준 목표치(2%)를 상회하고 있다는 점 등에 따라 한 차례 베이비스텝이 있을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저작권자 © 매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