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 = 김종혁 기자 | 문화재청 국립해양문화재연구소(소장 김성배)는 올해 4월부터 10월까지 군산 선유도 해역에서 실시한 발굴조사를 통해 선사시대부터 지속적인 해상활동의 거점이었음을 보여주는 다양한 유물들을 발굴했다고 밝혔다.
선유도 해역은 2020년 수중에서 유물을 목격했다는 잠수사의 신고로 조사가 시작됐다.국립해양문화재연구소는 지난 2022년까지 조사에서 고려청자와 조선시대 분청사기와 백자 등 유물 500여 점을 발굴했다. 이를 토대로 조사해역 인근에는 침몰한 고선박이 매장되어 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올해 조사에서는 청동기시대 간돌검을 비롯해 삼국시대 토기, 후백제시대 기와, 고려청자, 분청사기, 백자, 도기, 근대 옹기 등 선사시대부터 근대에 이르는 폭넓은 시기를 아우르는 유물 180여 점을 확인했다.
특히, 간돌검은 수중발굴조사에서 처음 발굴된 유물로, 청동기시대부터 이미 선유도 해역에서 해상활동이 이루어져 왔다는 사실을 밝혀주는 의미 있는 자료로 평가된다.
그간 선유도의 조개무지에서 출토된 유물을 토대로 선사시대부터 사람들이 거주했던 사실은 알려져 있었지만, 당시에도 해상활동이 있었는지는 명확히 알려진 바가 없었다.
'조개무지'는 먹고 버린 조개껍질 등이 쌓여 형성된 일종의 쓰레기더미 유적을 말한다.
또한, 이번 조사에서 중국 남송대 제작된 백자비문접시, 청자사이호 등도 확인됐다. 선유도는 고려로 오는 사신이 묵었던 객관(客館)인 군산정이 있었던 곳으로, 과거 중국을 오가는 선박들의 중간 기착지로도 잘 알려져 있는 만큼, 이번에 확인된 유물은 이러한 사실을 실증하는 자료이자, 선유도 해역에 중국 고선박이 매장되었을 가능성도 보여주고 있다.
백자비문접시(白磁篦文楪匙)는 빗으로 긁은 듯한 문양이 있는 백자접시다.청자사이호(靑磁四耳壺)는 귀 모양의 고리형 손잡이가 4개 달린 청자항아리를 이르는 말이다.
문화재청 국립해양문화재연구소는 군산 선유도 해역이 선사시대부터 오랜 시간에 걸쳐 해상교류의 주요 거점으로 활용되어왔음을 확인한 이번 조사결과를 토대로, 오는 2024년에도 고선박과 유물 집중지역을 확인하기 위한 발굴조사를 진행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