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항노조 "결원율·낙찰률 정산제 폐지해야"
공항공사 "결원·병가 급증…최근 정산제 부활"
주요 공항 불편 가능성…필수 인력 투입 방침
매일일보 = 권한일 기자 | 전국공항노조가 모회사인 한국공항공사에 '노무비·투입 인원 산출 기준' 개선과 '결원율·낙찰률 정산제' 폐지 등을 요구하며 강경 투쟁 입장을 밝힌 가운데, 다음달 6일 1차 경고성 파업에 돌입한다.
전국공항노동조합에 따르면 공항 노조 집행부와 전체 노조원들은 12월 첫째 주중 3일간을 1차 경고성 파업 기일로 정하고 30일 공동파업 투쟁 선포식을 가졌다. 이날 노조 측은 다음 달 6일부터 1박 2일간 경고성 파업에 나서기로 결정했다.
앞서 노조가 지난달 전체 조합원들을 대상으로 진행한 총파업 찬반 투표에서 94.9%가 파업에 찬성한 바 있다.
노조 측은 모회사인 한국공항공사에 정부 권고사항인 자회사 처우개선 약속 이행과 낙하산 인사를 통한 자회사 지배경영 방식을 즉각 중단하라고 촉구하고 있다.
특히 모든 직종에 단순노무직 노임단가를 일괄적으로 적용하는 등 노무비 산출 근거가 불명확하다며 관련 기준이 분명하게 공개돼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또 노조 측은 각 공항과 직종별 투입 인원 산출 기준이 명확하지 않고 공항공사의 자회사로 전환된 뒤, 조정된 직군별 단가 책정 기준(낙찰률)은 기존 용역사 당시 초·중·고급 기술직 등에서 반장과 종사원으로 단순 이원화되는 등 노무비 총액이 모회사(공항공사)에 유리한 방향으로 변경됐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 밖에도 노조는 식비를 제외한 최저임금 유지 약속은 지켜지지 않고 있고 결원율에 따른 대가 정산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업무가 가중되고 있다고 지적한다.
김행기 전국공항노조 사무총장은 "임금 문제도 있지만 규약상 불공정한 문제로 연차 휴가도 제때 못 쓰는 인력이 많다"면서 "공사 측에 명확하고 제대로 된 인원 배치 기준 제시와 충원 등을 요구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해 모기업인 한국공항공사 측은 "약정된 인력 미투입 시 계약대가를 일부 감액하는 정산 제도는 과거 협력업체 때부터 2021년까지 운용돼 왔고 자회사의 자율경영체계 정착과 기타 경비 보전 등을 위해 지난해부터 정산제도가 운용되지 않았지만 이후 결원·병가 등이 급증하고 모회사와 협의 없이 인력이 투입되지 않는 사례가 빈번해 현장운영에 차질이 빚어졌다"고 밝혔다.
이어 "지난 5월 국토부 특정감사에서 사고자(결원·병가) 급증에 따른 현장 인력 부족과 결원 정산제도 미운영에 대해 기관경고 등의 처분이 나왔다"며 "이에 올해 7월 1일 자로 정산제도를 새롭게 도입했고 정산 예외 조건을 확대하는 등 자회사의 추가 요구사항을 수용해 계약조건에 반영하기로 합의했다"고 설명했다.
공사 관계자는 "자회사 노·사간 자율적인 교섭과 협상을 존중하고, 자회사 노·사 문제에 직접 개입은 원칙에 부합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전국공항노조는 한국공항공사의 자회사인 KAC공항서비스㈜, 남부공항서비스㈜, 항공보안파트너스 소속 근로자로 구성돼 있다. 이번 단체행동에는 공공연대 노동조합에 소속된 KAC서비스 내 일부 직원들도 함께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총 2000여명의 전국공항노조 소속 근로자들은 공항 내외부 미화·주차·카트·교통질서·안내·의전·유실물 등 운영 부문과 토목·조경·장비·기계·전기·통신·조류예방 등 시설 분야에서 근무하고 있다.
공항공사 측은 "파업 등 쟁의행위 돌입 시 항공기 이착륙 등 주요 업무에 대한 필수유지 업무협정에서 정한 대로 과업이 수행되고 미화, 주차 등 필수유지 업무에 지정되지 않은 분야는 공사에서 직접 외부 운영인력을 확보해 투입할 예정"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