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율주행 AI 로봇이 '집사' 역할…모든 가전과 연결돼 가사노동 보조
옷감에 맞는 세탁법으로 의류 손상 최소화…맞춤형 식단까지 제안
'스마트홈' 보편화…목소리로 기기 제어하고 온·습도 등 최적 환경 조성
매일일보 = 이태민 기자 | 연구실에만 있던 인공지능(AI)이 우리의 삶을 바꾸고 있다. 집안 곳곳에서 AI의 활약이 더욱 두드러질 전망이다.
우선 주부들이 가사노동에서 해방될 날이 한층 앞당겨질 것으로 보인다. AI를 기반으로 빨래·청소 등 집안일을 돕는 ‘로봇 집사’가 상용화되면서다. 자율주행으로 움직이는 로봇 집사는 집 안 모든 가전제품과 연결돼 주인이 지시하는 대로 가전을 컨트롤하고, 반려동물에게 먹이를 주는 등 주인을 보조한다. 이처럼 집안일의 대부분이 자동화됨에 따라 주부들의 가사 부담과 시간을 줄일 수 있다. 영국 옥스퍼드대와 일본 오차노미즈대의 연구 결과에 따르면 2030년에는 집안일 중 약 40%를 AI 로봇이 수행할 전망이다.
이와 함께 TV·냉장고 등 주요 생활가전에 도입된 AI 기술을 한층 더 고도화한 제품들이 출시되면서 혁신을 거듭하고 있다. 자체 학습된 딥러닝을 토대로 의류 재질을 인식한 후 최적 모션으로 세탁해주는 AI 세탁기, 식자재의 잔여량과 상태를 인식해 자동으로 온라인 주문까지 돕는 냉장고, 구성원의 입맛·건강 상태 등 빅데이터를 분석한 후 그에 맞는 식단을 제안해 주는 푸드 플랫폼이 대표적이다. 전문가들은 가전기기의 AI 기능이 더욱 고도화돼 개인과 상황에 맞게 자동으로 최적화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특히 AI를 토대로 가전부터 자동차까지 아우르는 ‘스마트 홈’이 보편화되면서 생활의 질과 편의성을 제고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AI와 스마트 홈 플랫폼을 활용한 가전 간 초연결을 통해 가전 기기들이 서로 통신하면서 사용자의 요구사항에 각각의 장치들을 조절한다. 가령 음성인식으로 조명이나 에어컨 등을 제어할 수 있고, AI 스크린을 통해 건물 누수, 기기 고장과 같은 이상 상황을 사전에 방지할 수도 있다.
업계 전문가는 “AI 기술 고도화를 통해 긴밀하게 연결된 가전들이 스스로 상황을 감지하고 패턴을 학습해 소비자들에게 맞춤 옵션을 추천하는 것을 넘어 자동으로 최적화된 솔루션을 제공하는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고 진단했다.
실제 삼성전자는 테슬라와의 협업을 통해 삼성 스마트싱스와 차량을 연동, 악천후 시 미리 경고를 보내는 ‘스톰 워치’ 알림을 삼성전자 스마트 TV로 받을 수 있도록 설계해 정전과 같은 상황에 대비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 이에 따라 향후에는 외부의 기상 상황을 파악해 집 안 온·습도와 공기질 등을 최적의 상태로 조절, 365일 쾌적한 집안 환경을 조성할 수 있을 전망이다.
나아가 프라이버시 보호와 에너지 효율을 강화할 수도 있다. 향후에는 AI 카메라가 거주자의 얼굴을 인식해 자동으로 문을 열어주고, 외부인 접근 권한을 조정할 수도 있을 전망이다. 창문과 현관문 등에 AI 센서를 내장해 거주자가 집을 비우면 자동으로 접근 차단 모드를 가동, 무단 침입도 막는다.
아울러 에너지관리시스템을 통해 집안 에너지 소비 상태도 자체적으로 조절, 에너지 사용량 절감도 도울 수 있다. 예컨대 8시간 사용 기준 냉장고 30%, 세탁기 70%, 건조기 20%, 식기 세척기 15%까지 에너지를 절감할 수 있도록 한다. 낮에 에어컨을 켜면 자동으로 커튼을 닫아 복사열을 차단, 에어컨 에너지 사용량을 20% 절감한다. 냉장고 문을 열어둔 채로 TV를 시청하거나 에어컨을 켜둔 채로 외출하면 TV, 스마트폰 등 기기 화면에 알림을 표시해 사용자가 에너지 낭비를 줄이도록 유도하는 기능도 도입될 전망이다.
문형남 숙명여대 경영전문대학원 교수는 "앞으로 AI의 활용 범위는 가전을 넘어 무궁무진하게 확장될 것이며, 기술 발전은 물론 복잡한 사회 문제 해결에도 기여할 것"이라며 "효과적인 기술 활용을 위해선 사용자의 이해와 활용 능력도 필수적인 만큼 디지털 리터러시를 향상시킬 수 있는 AI 교육이 뒷받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