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시장, 경제성장률 연평균 6~7%
아모레, LF, 애경 등 현지 입지 강화 노력
아모레, LF, 애경 등 현지 입지 강화 노력
매일일보 = 민경식 기자 | 패션·뷰티업계가 베트남 시장 공략에 나섰다. 내수 시장이 고물가·고금리로 인한 소비·투자 심리 위축에 소비 양극화까지 맞물리자 잠재력이 높은 베트남으로 눈을 돌려 또다른 성장 동력을 확보한다는 판단이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베트남은 1억명 인구 중 절반 이상이 MZ세대(밀레니엄+Z세대)로 이뤄졌다. 연평균 경제성장률 6~7%대를 이어갈 정도로 소비 규모와 성장 가능성이 크다는 평가를 받는다. 특히, 경기 침체와 냉랭한 외교관계가 이어지는 중국 시장의 대안 중 하나로 꼽힌다. 게다가 한국 드라마, 영화, 음악 등 한류 문화까지 스며든 만큼, K패션·뷰티에 대한 인지도와 관심이 커진다는 점에서 국내 업체의 베트남 진출 시도는 지속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대한화장품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1~5월 국내 화장품의 베트남 수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43.4% 치솟은 1억8759만 달러(한화 약 2510억원)를 기록했다. 베트남 최대 온라인 쇼핑 플랫폼 ‘쇼피코리아’에 따르면, 2022년 베트남에서 K패션 주문량이 전년 동기 대비 5배 이상 올랐다. 이에 국내 패션·뷰티업체는 신흥시장으로 급부상한 베트남 시장 잡기에 고삐는 조이는 모양새다. 아모레퍼시픽 에스트라는 지난 22일 현지 온라인 플랫폼 ‘쇼피’ 브랜드관에 진출했다. 오프라인 멀티 브랜드 스토어인 ‘뷰티 박스’ 17개 전 매장에도 입점했다. 온·오프라인 채널을 활용해 ‘에이시카365’, ‘아토리어365’, ‘테라크네365’, ‘더마UV365’ 라인의 16개 제품을 선보인다. 오는 26일부터 31일까지 호찌민 중심부 소재 박스 사이공센터점에서 팝업 스토어를 진행한다. 애경산업 에이지투웨니스는 2019년 3월 하사키 뷰티앤스파, 라자다 등 현지 채널에 진출한 이후 소비자와의 접점을 늘려가기 위해 힘을 쏟고 있다. 지난해 10월에는 현지 신상품 출시를 기해 베트남 현지 모델인 ‘응우옌 툭 투이 티엔’과 협업한 메이크업 화보를 공개했다. 주력 상품인 ‘에센스 팩트’를 필두로 현지 시장에 적합한 신제품 등을 내놓고, 파운데이션 카테고리 입지를 다질 방침이다. LF 헤지스는 지난 2017년 국내 트래디셔널 캐주얼 브랜드 처음으로 베트남 패션 시장에 뛰어들었다. 지난해 하반기 매출은 상반기와 비교해 두자릿 수 성장세를 이뤘다. 롯데백화점 하노이점에 캐주얼 매장 1호점 개장을 기점으로 골프 단독 매장 등 카테고리를 늘리고 호치민으로 지역을 넓혀 베트남 내 총 9개 매장을 열었다. 앞으로 고급 백화점 및 대형 쇼핑몰을 중심으로 유통망을 확충하고, 트렌드·시즌 이슈를 반영한 현지 맞춤 판매 전략을 취할 것으로 예상된다. F&F의 주력 브랜드 MLB는 2022년 기준 베트남에 19개의 점포를 세워, 소비자 판매액 340억원을 기록했다. 베트남을 포함해 동남아 시장 다변화 등 영토 확대에 노력을 기울인다는 계획이다. 코오롱FnC는 베트남에 서큘레이션(순환) 센터를 설치해 의류소재의 영역 확장을 염두에 둔 상태다. 업계 관계자는 “고물가, 양극화 등 내수 침체를 겪고 있는 국내와 달리 베트남 시장은 높은 인구와 경제 성장률을 더해 한류 문화가 퍼지고 있어 국내 기업들이 이전보다 사업을 벌이기 수월해졌다”라며 “또한, 국내 패션·뷰티업체의 핵심 수출처인 중국 경기가 좀처럼 회복되지 않는 상황인 만큼, 베트남뿐만 아니라 성장 가능성이 풍부한 글로벌 시장 개척에 박차를 가할 것으로 관측된다”고 말했다.저작권자 © 매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