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인만 김인만부동산경제연구소 소장 | 지난 1월 29일 신생아특례대출 시행 첫날 서버가 마비될 정도로 신청자가 많이 몰렸다.
2023년 상반기 집값 반등의 일등공신이었던 특례 보금자리론이 종료되고 바통을 이어받은 신생아특례대출이 침체가 깊어지고 있는 부동산시장을 살릴 수 있는 구원투수가 될지, 패전 마무리투수가 될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먼저 신생아특례 구입자금대출의 구체적인 조건부터 알아보자.
대출신청일 기준 2년 내 출산한 무주택 세대주(신규대출) 및 1주택자(대환대출)만 가능하다. 2023년 1월 1일 이후 출생부터 적용되며 2살 이하 입양아도 포함된다.
혼인신고를 하지 않아도 출산만 하면 대출자격이 된다. 다만 뱃속의 태아는 인정되지 않으니 반드시 출산을 한 후 신청해야 한다.
제한된 예산으로 시행하는 만큼 소득과 자산이 많으면 안 된다. 부부합산 연소득 1억3000만원 이하, 순자산 4억6900만원 이하여야 한다.
여기서 불만이 생긴다. 출산장려와 주택시장 거래활성화라는 목표를 달성하려면 어느 정도 소득 수준이 되는 수요자들이 집을 사줘야 하는데 이런 기준을 적용하면 실제 부부가 연봉이 높은 대기업이나 공기업에 다닐 경우 대상이 되지 않는다는 것이 모순이다.
소득과 자산요건을 통과하는 수요자들이 9억원 이하, 전용면적 85㎡ 이하 주택을 구입하는 경우 최대 5억원까지 저리대출을 받을 수 있다.
LTV는 일반은 70%, 생애최초는 80% 적용이 되고 DTI는 60%로 상당히 완화된 기준이 적용된다.
연소득 8500만원 이하 1.6~2.7%, 8500만원 초과는 2.7~3.3% 저리금리가 5년간 특례기간 동안 적용되며, 자녀를 추가 출산하면 0.2%p 금리인하를 해주고 특례기간도 5년 더 연장해준다. 3자녀를 출산하면 0.4%p 금리인하에 특례기간은 15년으로 연장이 된다.
그러면 저리대출인 신생아특례대출이 침체된 부동산시장을 살릴 수 있을까?
40조원의 재원인 특례 보금자리론이 나온 2023년 상반기는 1차 하락 후 반등을 하는 시점이었으나, 27조원의 신생아특례대출은 대출한도도 낮고 요건도 까다롭다. 반등 후 조정이 되는 시점이다. 집값 조정기에 저리대출을 받자고 자녀를 출산하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자녀를 출산할까, 말까, 언제 출산하지 고민하는 수요자들은 이번 기회에 출산을 하자고 결심을 할 수 있다. 다만 결혼이나 출산계획이 없는 수요자들은 이 정도 저리대출을 받자고 자녀를 출산하지는 않을 것이다.
사람들은 집값이 올라갈 수 있다는 기대감이 있을 때 주택구매욕구가 커지고 그 다음 구매능력을 체크하게 된다. 지금처럼 집값 상승에 대한 기대감은 꺾였고 고금리 상황이 지속되고 집값 버블이 완전히 제거되지 않은 조정장으로 구매욕구가 살아나지 않은 상황에서 구매능력인 저리대출이 매력적으로 다가오지는 않는다.
신생아특례대출은 자녀를 출산하는 분들에게는 분명 도움이 되는 것은 맞고 집값 하락폭을 축소시키고 거래량을 소폭 늘리는 역할은 충분히 할 수 있으나 주택시장 분위기를 반전시켜 다시 대세상승으로 전환시키기에는 역부족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