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부산비엔날레, 전시주제 「어둠에서 보기-Seeing in the Dark」 오는 8월 17일 개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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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부산비엔날레, 전시주제 「어둠에서 보기-Seeing in the Dark」 오는 8월 17일 개막
  • 김종혁 기자
  • 승인 2024.03.06 08:4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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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산비엔날레 사상 처음으로 8월 개막
- 전시주제 《어둠에서 보기 (Seeing in the Dark)》 선정

- 부산현대미술관과 대청동, 초량 등 원도심의 새로운 공간을 발굴하여 활용
- 해적 패널, 해적 카니발, 사운드 프로젝트 등 다양한 장르와의 협업 프로그램 마련

매일일보 = 김종혁 기자  | 

부산시와 (사)부산비엔날레조직위원회(이하 ‘조직위’, 조직위원장 박형준 부산광역시장)가 주최하는 2024부산비엔날레가 오는 8월 17일 개막해 10월 20일까지 개최된다고 밝혔다. 조직위는 《어둠에서 보기(Seeing in the Dark)》를 주제로 확정하고 출품작가와 작품 선정 등 전시 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베라 메이(Vera Mey)와 필립 피로트(Philippe Pirotte) 공동 전시감독이 이끄는 이번 전시는 부산현대미술관과 부산근현대역사관을 포함하여 원도심 일원의 전시장을 활용할 계획이다.
2022부산비엔날레 영도 전시장 전시 전경
2022부산비엔날레 영도 전시장 전시 전경

       2024부산비엔날레 전시주제 《어둠에서 보기(Seeing in the Dark)》

 2024부산비엔날레 주제 《어둠에서 보기(Seeing in the Dark)》는 오늘날의 ‘어둠’ 속에서 인간의 위치를 다시 상상하는 것을 제안한다. 새롭게 대두되는 시스템의 변화, 감시와 같은 모순적 상황과 규범적 사회구조 속 기존 사고의 틀을 벗어나 오늘의 세계를 재구상하고, 보다 높은 차원의 자아와 자연의 위치를 찾기 위한 시도이다. 여기서 ‘어둠’과 ‘보기’는 물리적인 개념을 넘어 확장된 감각, 깨달음 등 넓은 의미로 해석된다.  ‘어둠에서 보기’란 한편으로 불가능하거나 제약이 있는 행위로 보이기도 하지만, 이는 사실 우리 현 시대상에 대한 일종의 새로운 시선을 상징한다. 이 배경에는 자율적인 무정부 사회의 초기 형태 같은 ‘해적 유토피아’와 속세로부터 떨어져 나와 운영되는 불교에서의 ‘도량’의 개념이 도입되었다. 협의체를 통한 의사결정의 공동체 사회이자 해방의 공간이기도 한 이 두 개념을 포함하여 다양한 정신세계와 문화를 탐구하고 시대에 요구되는 공간과 세계를 재구상한다는 기획 의도가 반영된 주제다.   올해 전시는 전반에 있어 작품이 중앙집권적인 위계 없이 자율적이고 예기치 않은 방식으로 구동되는 것을 이상적인 그림으로 본다. 참여작가는 작품을 통해 예술이 어떻게 ‘재야생화(rewilding)’ 될 수 있을지 보여주고, 관객들은 실험적인 전시 구성을 통해 자아의 초월과 재야생화의 가능성을 경험하게 된다. 이번 전시의 중요한 미학적 전략인 속임수와 변덕은 본질주의적이거나 긍정적인 접근 대신 정체성과 이념에 대한 엉뚱한 접근을 가능하게 할 예정이다.    이번 전시기획 방향의 주요한 키워드인 어둠은 해방과 변화의 공간이다. 즉 규범적인 사회 구조가 제시하는 사고의 틀을 벗어난 공간이자 세계에 관한 재구상이 이루어질 수 있는 영역이다. 전시의 일부 공간에서 마주하게 될 어둠은, 관객들로 하여금 경험을 통제당하는 소비자로서가 아닌 자신들의 감각을 동원하여 방향을 찾아야 하는 주체자로서의 경험으로 이끈다. 이러한 구성을 포함하여 전시는 유동적이고, 불안정하고, 방향을 잃고, 심지어 ‘뱃멀미’가 날 만큼의 다양한 경험과 대화, 불확실한 관점으로 가득한 항해를 지향한다.
2022부산비엔날레 전시전경
2022부산비엔날레 전시전경

  부산현대미술관을 비롯한 중구 대청동의 부산근현대역사관, 초량 등 원도심의 새로운 공간 발굴

 전시장소로는 부산비엔날레 전용관으로 계획됐던 부산현대미술관을 비롯해 원도심의 중구 대청동 부산근현대역사관 지하 금고 미술관을 활용한다.  부산근현대역사관은 지난 2018년과 2020년 당시 부산비엔날레의 전시장소 중 일부로 활용되면서 화제를 모았고, 이후 그 가치를 인정받아 오늘날의 모습으로 새롭게 개관하는 틀이 마련됐다. 지난 2023년 12월 개관한 부산근현대역사관은 (구)한국은행 부산본부가 위치했던 곳으로 지하 금고의 철창과 이중 철문, 잠금장치 등이 아직 고스란히 남아 전시와 함께 특별한 느낌의 시너지를 더할 예정이다. 이와 더불어 조직위는 부산의 원도심에 해당하는 중앙동, 대청동과 초량 등에 여러 공간을 후보에 두고 전시기획을 담아낼 새로운 전시 공간을 활용할 계획을 수립 중에 있다.   베라 메이(Vera Mey) 전시감독은 “부산은 다양한 역사를 가지고 있으며 많은 인구의 유입과 정착을 겪어온 도시다. 그러한 역사를 담고, 일상생활 리듬의 일부가 되기 위해 전시장소를 다양화했다.”라고 말했다.

 해적 패널, 해적 카니발, 사운드 프로젝트 등 다양한 장르와의 협업 프로그램 마련

2024부산비엔날레는 지역과 해외의 문화예술단체, 전시기획자, 참여작가 등과의 협업을 통한 로컬리티의 교류를 확장하는 연계 프로그램도 준비된다. 전시주제와 기획 의도를 바탕으로 다양한 장르와 결합하여 프로젝트의 형태로 구현된다. 해적 패널 프로그램은 니카 두브로브스키(Nika Dubrovsky) & 데이비드 그레이버(David Rolfe Graeber)의 글 <또 다른 미술계(Another Art World)>를 출발점으로 실재와 허상의 관계, ‘해적질’과 속임수의 형상화, 해적 유토피아 등의 키워드들을 다루게 된다. 또한 협력 단체들과 참여작가와 관람객이 함께할 퍼포먼스인 해적 카니발이 있다. 강연과 사운드 퍼포먼스, 코스튬을 포함한 이 프로젝트는 기존의 가치 또는 세계관의 전복이 일어나는 축제의 장이 된다.   전시장 안에서는 사운드 아카이브 역할을 하게 될 사운드 스테이션과 DJ 테이블, 공연을 위한 사운드 시스템 등이 마련되어 청취 세션과 온라인 팝업 라이브 라디오 등도 운영된다. 이외에도 포털의 가면 벗기기, 지속가능성 프로젝트 등 관람객들의 시청각을 만족시키고, 현시대의 문제를 짚어보면서 기존 사고의 틀을 벗어나 새로운 상상과 가능성으로 가득한 공간으로 초대할 연계 프로그램들로 구성될 계획이다.

   부산비엔날레 사상 처음으로 8월 개막

  조직위는 2024부산비엔날레 전시 개막을 2주 앞당겨 8월 17일부터 10월 20일까지 65일간 진행한다고 밝혔다. 1981년 부산청년비엔날레를 전신으로 출발한 부산비엔날레는 2000년 법인을 설립과 함께 부산비엔날레로 명칭을 변경한 이후, 주로 9월 개막의 전통을 이어왔다.   이번 조치는 도시 부산을 상징하는 여름에 문화 예술 도시로서의 면모를 더하고 방학을 맞은 가족 단위 관람객들을 적극적으로 유치하려는 조직위의 방향성을 반영한 것이다. 전시 기간 조정으로 인해 관람객들은 부산이 가진 천혜의 자연환경인 바다를 충분히 즐기고, 예술 문화의 바다에도 흠뻑 빠져 볼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으로 보인다.  부산비엔날레는 2022년 안정된 전시 운영과 탄탄한 기획력으로 ‘웰-메이드 전시’로 평가받았다. 국내에서는 문화체육관광부와 (재)예술경영지원센터가 시행한 비엔날레 정부 평가에서 1등급을 획득하고, 영국의 미술 전문지 <프리즈(Frieze)>에서도 세계 10대 전시로 소개됐다. 이에 김성연 집행위원장은 “이번 해 흥미로운 주제와 내용으로 여느 비엔날레와는 다른 면모를 보여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그간의 좋은 평가에 부응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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