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부터 대출 증가폭 커져
대출자 3명 중 1명 다중채무자
대출자 3명 중 1명 다중채무자
매일일보 = 이재형 기자 | 장기간 고금리·고금리 상황이 이어지면서 불황형 보험약관대출이 70조원을 넘어서며 역대 최대치를 찍었다. 경기 영향으로 해약 건수도 크게 늘었다.
18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오기형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생명보험사·손해보험사의 보험계약대출 잔액은 71조원으로 나타났다. 2022년 말(68조원)보다 3조원, 2021년 말(65조8000억원)보다 5조2000억원 늘었으며, 역대 최대 수준이다. 보험약관대출이란 보험의 해지환급금을 담보(한도)로 한 대출로 은행권 대출에 비해 절차 등이 간편하다는 장점이 있다. 이에 경기 불황 시기에 자금 융통에 어려움을 겪는 보험 가입자가 쉽게 접근할 수 있다는 점에서 불황형 생계 대출로 불린다. 보험사들도 대출 폭증을 부추긴 면이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보험업계는 올해 초부터 상생금융의 일환으로 보험계약대출 가산금리를 기존 1.8∼1.99%포인트에서 1.5%포인트로 내렸다. 심각한 점은 국내 보험사에서 대출받은 3명 중 1명은 3개 이상의 금융사에서 돈을 빌린 ‘다중채무자’라는 점이다. 이석호 한국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17일 ‘국내 보험사 대출채권의 잠재 위험 요인 점검 및 시사점’ 보고서에서 코리아크레딧뷰로(KCB) 데이터를 활용해 분석한 결과, 지난해 말 기준 차주 수 기준으로 보험사의 다중채무자 비중은 32.1%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들은 고금리 상황이 지속되면 부실 가능성이 매우 높은 취약 차주로 분류된다. 경기 불황이 이어지면서 보험을 중도에 해약하는 경우도 늘고 있다. 생명보험사와 손해보험사 합계 보험 해약건수는 2021년 1146만6000건에서 2022년 1165만4000건, 2023년 1292만2000건으로 늘었다. 오기형 의원은 “보험약관대출과 보험 해약의 증가는 급전이 필요한 서민들이 늘어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면서 “정부가 서민정책금융상품 공급 확대 등을 추진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한편 한국금융연구원에 따르면 보험사 다중채무자 비중은 저축은행(38.3%), 카드사(33.7%)보다는 낮으나 은행(10.4%), 캐피탈(28.7%), 상호금융(14.8%)의 각각 3.1배, 1.1배, 2.2배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보험사 다중채무자의 경우 1인당 평균 대출잔액이 약 4300만원으로, 제2금융권 중 상호금융(7500만원) 다음으로 높은 수준이었다. 그 외 업권의 다중채무 차주 평균 대출잔액은 은행 5100만원, 저축은행 2000만원, 캐피탈 1600만원, 카드사 1000만원 등이었다.저작권자 © 매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