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 = 조현정 기자  |  더불어민주당 등 야당이 오는 21일 단독으로 '채 상병 특검법'과 '방송통신위원회법 개정안'에 대한 입법 청문회를 동시에 열고 법안 처리에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장·차관 등 핵심 관계자들이 증인과 참고인으로 줄줄이 소환되는 만큼 핵심 의혹을 밝히려는 야당 의원들의 날 선 질의가 이어질 전망이다.

20일 국회에 따르면 법제사법위원회는 21일 채 상병 특검법에 관한 입법 청문회를 연다. 청문회에는 박성재 법무부 장관과 신원식 국방부 장관을 비롯해 사건 기록 회수 당일 통화한 이시원 전 비서관, 유재은 법무관리관,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 이른바 'VIP 격노설'을 전달한 인물로 지목된 임기훈 전 국방비서관 등 총 12명의 증인과 3명의 참고인을 부른다. 해병대에선 박정훈 전 수사단장, 김계환 사령관, 임성근 전 1사단장과 최근 묘역과 순직 현장을 잇따라 찾은 채 상병의 직속 상관 이용민 중령이 채택됐다. 민주당은 채택된 증인들이 정당한 사유 없이 청문회에 불출석할 경우 동행 명령장을 발부해 강제 구인까지 검토하겠다고 엄포를 놓은 상황이다. 이미 검찰 출신 의원들로 구성된 '체포조'도 구성한 것으로 알려졌다. 법사위 소속 전현희 민주당 의원은 정부 부처 장·차관 등 고위 공직자들이 정당한 이유 없이 국회 출석 요구에 불응할 시 처벌·고발하도록 하는 내용의 국회법 개정안을 발의하며 압박 강도를 높이고 있다. 현재 출석 의사를 밝힌 증인은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과 박정훈 전 해병대 수사단장, 임성근 전 사단장, 유재은 법무관리관, 이 전 장관의 변호인 김재훈 변호사, 박 전 단장의 변호인 김정민 변호사 등이다. 법사위 소속 박균택 민주당 의원은 이날 KBS 라디오 '전격시사'에 출연해 "불출석 사유서를 신원식 국방부 장관, 김계환 해병대 사령관 2명만 제출했다"며 "출석하지 않으면 형사 처벌 조항이 있기 때문에 거의 나오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다"고 밝혔다. 민주당은 입법 청문회를 마친 뒤 채 상병 특검법을 전체 회의에서 통과시킬 예정이다. 본회의 처리 일정도 채 상병 순직 1주기 전인 7월 초로 잡고 속도를 내고 있다. 같은 날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도 방통위법 개정안에 대한 입법 청문회를 연다. 청문회에는 김홍일 방통위원장과 조성은 사무처장, 이헌 방송정책국장 등 12명이 증인으로 채택됐다. 김홍일 위원장의 출석 여부는 이날까지 결정되지 않았다. 개정안은 방통위 회의 개의와 의결에 필요한 최소 출석 인원을 위원 4인 또는 5인으로 강화하는 것이 핵심이다. 현행법은 회의 개의 정족수를 규정하고 있지 않아 현재 방통위는 윤석열 대통령이 추천·임명한 정부 쪽 인사 '2인 체제'로 회의가 진행되고 있어 이를 시정해야 한다는 주장이 있었다. 민주당이 통상적인 공청회가 아닌 청문회를 여는 이유에는 국무위원 등 핵심 관계자들이 상임위 차원의 현안 질의에 연이어 불출석한 전례가 있기 때문이다. 청문회 증인 채택으로 핵심 관련자의 불출석을 사전에 차단하겠다는 것이다. 국회에서의 증언·감정 등에 관한 법률 제12조는 정당한 이유 없이 청문회 등에 출석하지 않으면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1000만원 이상 3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다만 동행 명령장 발부는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같은 법 제6조에서 동행 명령장 발부는 청문회가 아니라 국정감사나 국정조사로 제한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