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건설업계, 협회 구심점 부재로 이미지 타격
회생 절차·소송에 막힌 양 협회, 정상화 난항
회생 절차·소송에 막힌 양 협회, 정상화 난항
매일일보 = 손봉선 기자 | 대한건설협회 광주시회와 전남도회가 회장의 공백으로 구심점을 잃으며 지역 건설업계의 이미지 실추와 함께 행정 공백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특히 경기 침체와 건설경기의 불황 속에서 협회의 대외적 역할 부재가 문제로 지적된다.
광주시회는 지난해 치러진 제13대 회장 선거에서 불법 선거 논란이 불거지며 회장직이 법정 소송에 휘말렸다. 김명기 회장은 선거 과정에서 금품을 제공했다는 의혹으로 직무가 정지됐고, 광주고등법원이 김 회장을 상대로 제기된 직무 집행 정지 가처분 신청을 인용하면서 협회는 지도력을 잃었다. 조성래 전 부회장이 김 회장을 상대로 제기한 당선 무효 소송에서도 금품 제공 사실이 일부 인정돼 김 회장은 1심에서 패소한 상태이며, 현재 항소 중이다. 이에 따라 김 회장은 오는 12월 항소심을 앞두고 있지만, 협회 측은 대법원까지 갈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이러한 상황은 광주시회의 회장 공백 장기화 가능성을 높이고 있으며, 현재 문방진 변호사가 법원 판결에 따라 회장 직무대행을 맡고 있다. 전남도회 역시 상황이 복잡하다. 남양건설의 회생절차로 인해 회장이었던 마찬호 전 회장은 지난 8월, 임기 1년 2개월 만에 자리에서 물러났다. 남양건설은 기업 회생 개시 절차를 밟고 있으며, 이로 인해 마 전 회장은 회장직을 유지할 수 없는 상황이 됐다. 마 전 회장의 중도 퇴진 이후 박경재 수석부회장이 회장 직무대행을 맡아 협회를 임시로 이끌고 있다. 전남도회는 내년 3~4월 총회를 열어 잔여 임기를 맡을 신임 회장을 선출할 계획이지만, 그 전까지 지역 건설업계를 대변하는 목소리가 약해질 수밖에 없다. 이에 따라 광주와 전남 건설업계 내에서는 건설협회가 정부 및 지방자치단체와의 협력에서 약화될 수밖에 없다는 우려가 나온다. 건설 경기 악화에 대응해 지방자치단체와 적극적으로 협상하고, 건설업계의 어려움을 전달할 구심점이 사라졌다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지역 건설업계 관계자는 “현재 건설경기가 어느 때보다 어려운 시기에 회장 공백이 길어지고 있어 업계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며 “회장 사퇴와 법적 논란 등 부정적인 소식이 겹치면서 지역 건설업계의 이미지가 타격을 입고 있다”고 말했다. 건설경기 침체가 이어지고 정부의 규제 강화로 업계가 한층 어려워진 가운데, 건설협회의 회장 공백은 내부 단합을 저해하고, 정부에 목소리를 내는 데 있어서도 불리한 상황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크다. 현재 광주시회와 전남도회 모두가 직무대행 체제로 운영되고 있어 당분간 양 회의 정상 운영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들은 “협회의 역할이 줄어들면 건설업계는 중요한 대외 창구를 잃게 되는 것”이라며 “속히 양 회의 회장 공백 사태가 해결돼야 지역 건설업계가 직면한 위기를 극복할 수 있다”고 조언하고 있다. 대저작권자 © 매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