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경호·김재원 등 친윤계 자성적 메시지 내며 용산 결단 에둘러 제언
친윤계 의원, 당내 분위기 전하며 尹에 기자회견 권한 것으로 전해져
친윤계 의원, 당내 분위기 전하며 尹에 기자회견 권한 것으로 전해져
매일일보 = 정두현 기자 | 윤석열 대통령이 명태균 게이트, 김건희 여사 논란 등으로 국정 난항이 지속되자 벼랑끝 자구책으로 오는 7일 대국민담화 카드를 꺼내들었다. 이날 윤 대통령이 '김 여사 자제령' 등 고강도 쇄신책을 꺼내들 가능성이 거론되는 가운데, 여당 친윤(친윤석열)계가 대통령실에 기자회견에 응할 것을 권했다는 전언이 나온다.
5일 여권에 따르면 평소 대통령실과 소통이 잦은 여당 친윤 핵심 인사가 윤 대통령에게 대국민담화에 나설 필요가 있다고 설득한 것으로 전해진다. 국민의힘 핵심 관계자는 <매일일보>에 이같이 밝히며 "한동훈 대표 요구사항을 전격 수용하라는 의미보다는 민심이 요동치는 상황에서 진정성 있는 대국민 소통으로 분위기 환기가 필요하다고 고언한 차원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또 여당의 한 친윤계 의원도 대통령실과 소통한 인사를 직접 언급하지는 않았으나 "알려진 바(한 대표 요청으로 윤 대통령이 기자회견을 결단했다는 것)와 달리 실은 용산과 여의도 측근 그룹이 대국민 담화를 제안해 대통령께서 이를 수용한 것"이라며 내년도 정부 예산안 국회 심의와 국정지지율 등을 두루 감안한 결정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대국민담화가 민심 눈높이를 강조하고 있는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 이하 친한(친한동훈)계의 요구에 따른 '수동적 결단'이 아니었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다만 윤 대통령이 이날 기자회견에서 명태균 녹취록 파문, 김 여사 논란 등에 대해 직접 대국민 사과·해명에 나설지는 미지수다. 윤 대통령과 한 대표를 중심으로 여전히 당정간 헤게모니 신경전이 첨예한 만큼, 대통령실이 한 대표의 요구를 전면 수용하는 대신 각종 논란에 대한 원론적 입장 표명에 그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분석이다. 이렇듯 그간 각종 용산발 논란에도 윤 대통령 부부 엄호에 적극적이었던 친윤계가 대통령실에 대국민 스킨십을 권한 배경에는 '당정 공멸 위기론'이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아울러 지난달 말과 이달 초 각종 여론조사상 윤 대통령의 국정지지율이 TK(대구·경북) 민심 이반으로 큰 낙폭을 가져갔다는 점도 친윤계의 위기의식을 자극한 것으로 보인다. 여권 관계자는 이와 관련 "정권이 온전해야 친윤계도 명맥을 유지할 수 있는 것"이라며 "보수 여당은 과거 박근혜 정권 몰락이라는 트라우마가 있다. 야당이 '국정농단' 키워드를 다시 띄우고 있는데 지금과 같은 극한 상황이 이어진다면 당정 연쇄몰락은 피할 수 없다고 판단했을 것"이라고 봤다. 실제 TK 기반 친윤계로 분류되는 김재원 국민의힘 최고위원도 최근 "대통령실은 적극적으로, 주도적으로 이 사태를 해결하기 위해 나서야 한다"며 "지금은 국면 전환을 위해 뭐든지 해야 할 때다. 시간이 지나면 점점 더 강력한 조치를 해야할 지 모른다"고 주문한 바 있다. 그러면서도 김 최고는 "보수 단일대오로써 윤석열 정권을 지켜야 한다"고도 했다. 추경호 원대대표도 지난 4일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국민 여러분의 기대와 성원에 미치지 못한 점들을 깊이 성찰하면서 무거운 책임감을 갖고 당정이 국민 신뢰를 되찾을 수 있도록 각고의 노력을 기울이도록 하겠다"고 자성적 메시지를 냈다. 그간 용산 엄호로 일관했던 모습과 배치된다.저작권자 © 매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