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 = 손봉선 기자  |  광주지방법원은 지적장애를 가진 10대 친구를 바다에 밀어 숨지게 한 혐의로 재판에 오른 20대 남성 A씨에 대한 항소심 결심 공판을 7일 열고, 검찰이 징역 25년을 구형했다고 밝혔다.

검찰은 A씨가 지적장애가 있는 피해자의 특성을 알고 있음에도 ‘바다 입수’를 내기로 삼아 가위바위보 게임을 벌였고, 그 과정에서 피해자를 바다로 밀어 살해했다고 주장했다. 이 사건은 지난해 2월1일 전남 목포시 북항 선착장 부잔교에서 발생했다. 당시 10대 후배들과 함께 있었던 A씨는 지적장애 특수학교에 재학 중이던 18세 B군을 불러내 바다 입수를 내기로 한 가위바위보 게임을 제안했다. A씨 일행은 B군이 단순한 패턴으로 가위바위보를 할 것을 미리 예상하고 내기에 이겼다. 이후 B군이 공포에 질려 바다 입수를 거부하자 A씨와 공범들은 달아나지 못하도록 막고, 결국 그를 바다로 밀쳐 숨지게 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날 공판에서 검찰은 A씨가 피해자 B군에게 입수 게임을 강요하고 끝내 해양 추락에 이르게 했으며, 살인의 확정적 고의가 있었음을 강조했다. A씨가 본 사건의 주범으로서, 지적장애를 가진 피해자가 가위바위보 게임에서 질 가능성을 예측한 점을 들어 미필적 고의에 의한 살인 혐의가 성립한다고 주장했다. 검찰은 이 같은 이유로 징역 25년형을 구형하며, 1심 판결의 형량을 초과해 중형을 선고해달라고 요청했다. 다만 1심에서와 마찬가지로 폭행치사 혐의 적용 가능성을 열어두고, 공소사실 일부를 변경해 예비적으로 폭행치사 혐의를 추가했다. 앞선 1심에서 광주지법은 A씨에게 폭행치사 혐의를 인정해 징역 4년을 선고했다. 10대 후배들에게는 공동폭행 및 방조 혐의를 적용해 각각 가정법원 소년부로 송치했다. 재판부는 당시 A씨가 바다에 빠진 B군을 구조하려는 시도를 하지 않았고, 일행 일부가 휴대전화로 이를 촬영하거나 방조한 사실을 고려해 혐의의 중대성을 판단했다. A씨 측은 항소심 결심 공판에서 자신의 행동으로 인해 친하게 지내던 동생이 숨진 데 깊은 죄책감을 느끼고 있다고 호소했다. 법률 대리인은 A씨가 유족에게 진심으로 사과하고 합의를 시도하고 있으며, 사건에 대한 반성과 함께 사회에 기여하며 살겠다는 의지를 밝혔다고 전했다. A씨는 최후 진술에서 “잘못을 깊이 뉘우치며 피해자와 유족에게 미안하다. 남은 삶을 반성하며 진심으로 열심히 살아가겠다”고 했다. 항소심 재판부의 최종 선고는 12월 19일로 예정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