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올해 경영 효율화 힘쓴 식품업계...드디어 빛 보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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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올해 경영 효율화 힘쓴 식품업계...드디어 빛 보나
  • 이선민 기자
  • 승인 2024.11.13 12: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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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수출 주력해 매출 올랐으나 내수 부진으로 실적↓
시장 얼어붙었는데 비용은 늘어…수익성 부진 불가피
해외 고객들이 비비고 음식을 주문하고 있다. 사진=CJ제일제당 제공.
지난 파리 올림픽 기간 파리 현지에 문을 연 비비고시장에서 해외 고객들이 한식세트를 주문하고 있다. 사진=CJ제일제당 제공.

매일일보 = 이선민 기자  |  장기간의 내수 침체로 올 한해 수익성 개선에 집중한 국내 식품 기업들이 점차 안정세를 찾고 있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CJ제일제당, 대상, 동원F&B, 롯데웰푸드 등 국내 식품가는 질적 성장을 위한 경영효율화에 팔을 걷어붙였다. 금융정보제공업체 에프앤가이드가 공개한 연간 매출 컨센서스(증권사 전망 평균치)를 종합한 결과 올해 영업이익 개선이 전망된다.
최근 식품업계는 해외 수출에 주력하면서 매출을 올리고 있다. 농림축산식품부가 공개한 올해 1~10월 농식품 누적수출액은 지난해 동기보다 8.7% 증가한 81억9000만달러(약 11조2891억원)로 집계됐다. 동기간 기준 역대 최대 규모다. 수출액 상위 품목인 쌀 가공식품과 라면, 과자류, 음료 등의 수출액이 모두 최대치를 경신했고, 수출 증가세는 14개월째 이어지고 있다. 냉동김밥과 즉석밥, 떡볶이 등 쌀 가공식품 수출액은 이미 지난 한해 수출액을 달성한지 오래다. 하지만 국내 식품 사업은 부진을 거듭하는 분위기다. 업계에서는 국내 식품 사업이 가공식품 수요 둔화와 외식 시장 부진이 맞물리면서 광고 및 마케팅 확대 등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매출 증가가 제한적이라는 평가다. 기업 입장에서 내수 시장에 손을 놓을 수는 없기 때문에 스타 마케팅부터 기업 간 컬래버레이션, 판매 채널 확장, 신사업 개척까지 다각도로 시도를 하면서 비용 지출은 늘고 있어 수익성 부진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실제로 CJ제일제당은 지난해 연결 기준 영업이익이 22.4% 감소하면서 올해 선택과 집중 전략을 통한 수익성 회복에 나섰다. 올 3분기에는 여전히 해외 시장에서의 성장에도 불구하고 내수 소비 부진과 원가 부담 등으로 국내 식품사업에서 차질을 빚으면서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1%, 영업이익은 31.1% 하락했다.
하지만 에프앤가이드는 올해 매출이 29조6194억원으로 2022년 수준으로 회복되고, 영업이익도 1조5910억원으로 전년대비 23.1%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비비고 브랜드 중심의 K-푸드 사업 확장에 주력하고, 지난해 발목을 잡았던 바이오 산업과 사료축산 산업 부문 실적 개선에 나선 결과다. 다른 식품회사들도 사정이 다르지 않다. 동원그룹 지주사 동원산업은 지난해 연결 매출이 전년대비 18.7% 올랐음에도 불구하고 영업이익은 2.8% 감소했다. 올해 1분기와 2분기에도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6.2%, 17.1% 씩 감소했으나 3분기에는 반전에 성공했다. 식품 계열사인 동원F&B의 참치액, 추석 선물세트, 가정간편식(HMR) 등 전략 품목이 안정적으로 성장했고, 자회사인 동원홈푸드도 단체급식 및 급식 식자재 사업에서 두 자릿수 성장세를 보인 영향이 컸다. 동원그룹은 앞으로도 수산·식품·소재·물류 등 안정적인 사업 포트폴리오를 바탕으로 경영 효율화에 집중할 예정이다. 대상그룹 또한 지난해 매출은 전년대비 성장했으나 영업이익은 11% 감소한 바 있다. 올해 로벌 식품 수출, 레드바이오를 주축으로 한 신사업 확대 등을 통해 성장 동력 확보에 나선 결과 올해 연간매출 컨센서스는 4조2926억원으로 전년 대시 4.5% 증가하고, 영업이익은 1761억원으로 42.3% 성장해 실적을 회복할 전망이다. 대상은 향후 원가 절감과 경영 효율화, 식품사업 수익성 강화 및 기업간거래(B2B) 성장 확대를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롯데칠성음료는 올해 연결매출 4조를 넘길 전망이다. 지난해 필리핀 펩시 매출은 9448억원에 달하면서 롯데칠성의 해외매출은 지난해 상반기 2342억원에서 올해 상반기 8033억원으로 3배 이상 뛰었다. 지난해 3조 클럽에 입성한 뒤 곧장 4조 클럽으로 직행하는 셈이다. 하지만 수익성은 갈 길이 멀다. 올 상반기 영업이익은 970억원으로 전년보다 18.1% 감소했다. 필리핀펩시의 영업이익률은 0.8% 수준으로 알려졌다. 이에 롯데칠성은 필리핀 법인 효율화를 위해 현지에서 지역별로 산재해 있는 공장과 물류센터를 통폐합하는 등 생산, 영업·물류, 관리 3개 부문으로 나눠 경영 효율화 작업에 힘을 쏟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소비 침체 장기화로 국내 수요가 부진했고 이를 극복하기 위한 과정에서 판촉 경쟁이 확대돼 비용은 증가하고 있다”며 “해외 진출과 신성장동력 모색은 이제 국내 식품사의 필수조건이다. 일시적인 비용 줄이기가 아닌 수익성 개선을 위한 장기적 플랜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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