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편·소만 성장하는 짠물소비시대…내수진작 언제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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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편·소만 성장하는 짠물소비시대…내수진작 언제쯤
  • 이선민 기자
  • 승인 2024.11.18 14:4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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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근마켓 올 3분기 누적 거래액, 지난해 전체 거래액 넘겨
다이소 생활용품 시장 성장에 홈플러스 등도 가성비 전략
고객이 편의점 CU에서 커피를 구매하고 있다. 사진=BGF리테일 제공.
고객이 편의점 CU에서 커피를 구매하고 있다. 사진=BGF리테일 제공.

매일일보 = 이선민 기자  |  경기침체가 장기화하면서 일명 짠물소비, 불황형소비 시장이 성장하고 있다.

18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당근마켓의 올 3분기(1~9월)까지 거래액은 5조4000억원으로 이미 지난해 전체 거래액(5조1000억원)을 넘어섰다.
거래건수는 4900만건에 이른다. 지난해 전체 당근마켓 거래건수가 6400만건인 것을 감안하면 연말이 지나면 지난해 거래량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당근마켓의 올해 연간 거래 규모가 6조원을 돌파할 것이라는 예측도 있다. 편의점에서 가성비 제품을 찾는 소비자도 급증했다. BGF리테일에 따르면 CU에서 판매하는 1000원대 get 커피는 2021년 이후 올해까지 매해 20%대의 높은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최근 원두 가격, 인건비 등의 제반 비용이 크게 상승함에 따라 커피 전문점들의 가격 인상이 지속돼 커피플레이션이 일어남에 따라 매일 커피를 소비하는 학생, 직장인들이 저렴한 편의점 커피로 돌아서고 있기 때문이다. 편의점은 이제 슈퍼가 아니라 식당이자 카페의 역할까지 하고 있다. 마켓링크의 편의점 4사 대상 2024 상반기 편의점 매출동향 분석 결과 올 상반기 전체 편의점 매출은 2년 전 동기간보다 3.6% 성장했다. 같은 기간 식사대용식 매출액은 17.6% 성장했다. 특히 라면(24.7%), 국·탕·찌개류(23.4%), 도시락·즉석밥류(21.6%)의 증가율이 높았다. 생활용품도 저렴한 제품들이 단연 대세다. 간단한 생활용품으로 시작해 화장품 시장까지 확장하고 있는 다이소는 2020년 2조4215억원의 매출을 기록한 후 이듬해 7.6% 오른 2조6048억원을 기록했고, 2022년 2조9457억원으로 13% 올랐다. 지난해에는 3조4604억원으로 전년 대비 17.5% 상승하며 사상 최대치를 달성했다. 지난해 영업이익은 9.4% 늘어난 2617억 원으로 나타났다.
다이소 측에서는 고물가로 소비 양극화가 점점 심해지면서 가성비 균일가 상품에 대한 수요가 지속적으로 커지는 것으로 평가했다. 최근에는 5000원짜리 무선이어폰을 출시하기도 했다. 해당 제품은 웬만한 블루투스 무선이어폰의 기능을 갖췄고 C타입 충전 케이블까지 포함돼 있었다. 가격은 삼성전자 갤럭시 버즈와 애플 에어팟 등과 비교하면 20분의1 수준이다. 이 같은 추세에 홈플러스도 다이소 전략을 취하고 가성비 PB 심플러스 생활용품과 반값가전을 앞세우면서 매출 견인을 노리고 있다. 1000~1만9900원 균일가로 선보이며 입소문을 탄 PB 브랜드 심플러스 생활용품은 최근 3개월간 매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 보다 무려 220% 약진한 것으로 나타났다. 합리적인 가격, 1~2인 가구 공간 효율, 심플한 디자인에 초점을 둔 반값가전 브랜드는 지난 3월부터 40여 종의 신상품을 론칭했고 매출이 약 41% 증가했다. 반값가전 브랜드로 1만1900원에 선보인 전동 마사지건(168%), 무선 전동 칫솔(545%), 라면 포트(226%) 등은 가전제품 전체 매출 성장까지 이끌었다. 반면 백화점, 명품 시장은 점차 축소되고 있다. 코로나19 시기 에·루·샤(에르메스·루이비통·샤넬) 오픈런부터 신명품까지 보복소비를 이어가던 젊은 명품족들이 소비 침체로 이탈하면서 명품 매출도 주춤한 상황이다. 명품 업계는 연간 평균 매출 비중 증가율이 20% 안팎을 차지하는데, 지난 9월에는 현대백화점(11.6%)만 두 자릿수 매출 증가율을 기록했을 뿐 롯데(5.0%)와 신세계(6.6%) 모두 성장률이 한 자리에 머물렀다. 명품 가격이 오른 것을 감안하면 매출은 거의 성장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불황에도 성장하는 시장은 있지만, 이런 시장은 성장률에 비해 규모가 작아 실질적인 내수 진작에 도움이 되지는 않는다”며 “지금 물가가 안정된다고 정부에서 발표하더라도 너무 장기간 경기 침체가 이어진 직후라 체감까지는 시간이 걸린다. 서민·중산층이 직접적으로 체감할 수 있는 경기 진작이 정책적으로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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