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축銀 구조조정 예고에도 금융권 '시큰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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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축銀 구조조정 예고에도 금융권 '시큰둥'
  • 성동규 기자
  • 승인 2024.11.20 14: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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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F 사업장 헐값에 팔면 재무 건전성 악화 불가피"
"저축은행권 업황 고려하면 합병이나 매각 어려워"
서울 시내 한 저축은행 간판 앞으로 시민이 지나가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서울 시내 한 저축은행 간판 앞으로 시민이 지나가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매일일보 = 성동규 기자  |  금융당국이 부실 저축은행에 대한 구조조정을 예고하며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사업장 정리를 압박하고 있다. 그러나 저축은행업계 반응은 시큰둥하기만 하다 현재의 업황을 고려하면 강도 높은 구조조정이 사실상 어려울 것으로 관측돼서다. 

20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당국은 이르면 이달 말 저축은행 1~2곳에 대한 적기 시정조치 여부를 결정할 계획이다. 금융감독원은 지난 6월 저축은행 3곳에 대해 경영실태평가를 진행한 결과 자산건전성이 모두 4등급(취약)이었다는 내용을 금융위원회에 지난달 초 전달했다.
이번 경영실태평가는 2011년 저축은행 사태 이후 처음이다. 특히나 자산건전성 지표 악화로 인한 실태평가가 진행된 것 역시 최초다. 상호저축은행업 감독 규정을 보면 경영실태평가 결과 자산건전성 또는 자본적정성 평가 등급이 4등급 이하면 적기 시정조치 '권고' 등급 대상이 될 수 있다. 적기 시정조치는 경영개선 권고, 경영개선 요구, 경영개선 명령으로 나뉜다. '권고' 등급을 받은 저축은행은 ▲인력·조직운영 개선 ▲경비 절감 ▲영업소 관리 효율화 ▲부실자산 처분 ▲자본금 증액 ▲이익배당 제한 등의 조치를 취해야 한다. 이를 지속해서 이행하지 않으면 영업정지, 합병·매각이 될 수 있다. 저축은행들의 자산건전성 악화는 부동산 호황기 건설업과 부동산 PF를 공격적으로 확대한 영향이 결정적이었다. 2022년 중반 이후 시작된 부동산 시장 침체 여파로 지난해부터 연체율과 부실채권(고정이하여신) 비율이 급격하게 뛰었다. 문제는 금융당국의 압박에도 저축은행들이 부실 PF 사업장 정리에 속도를 낼 의지가 없다는 점이다. 현재 어려운 업황을 고려할 때 인수나 합병 등 최악의 사태를 면할 수 있다는 게 저축은행업계의 판단이다.
실제 인수‧합병을 추진할 만한 자금 여력이 있는 금융지주 계열 저축은행들이 실적 부진에 허덕이고 있다. 올해 3분기 누적 기준 우리금융저축은행과 하나저축은행은 각각 449억원, 170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KB저축은행은 당기순이익을 거뒀지만 7억원에 불과했다. 그나마 신한저축은행이 당기순이익 218억원으로 체면치레했다. 저축은행업계 한 관계자는 "현재와 같이 업황이 나쁠수록 인수·합병에 신중해야 한다"면서 "애초 금융당국이 강도 높은 구조조정을 추진할 가능성도 크지 않으나 설령 추진한다고 해도 현재로서는 시기상조"라고 말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굳이 손실을 감수하면서까지 PF 사업장을 정리할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지난달 말 기준 전체 경·공매 대상 PF 사업장 12조원 중 현재 1조9000억원(15.8%) 규모가 정리 완료됐다. 이 중 저축은행업권 경·공매 대상 PF 사업장 규모는 2조1000억원인데 정리된 규모는 1800억원(8.5%)이었다.  저축은행 정리 실적이 전체의 절반 수준에 불과한 셈이다. 향후 정리 실적이 대폭 늘기도 어렵다. 경·공매가 진행될수록 매각 가격이 떨어지는 데다 상대적으로 사업성이 낮은 지방 사업장의 비중이 커 헐값에 팔릴 가능성이 커서다. 또 다른 저축은행권 관계자는 "PF 사업장을 무리하게 헐값에 매각할 경우 수익성 저하로 재무 건전성 지표 악화가 불가피하다"며 "부동산 분위기에 따라 손익 변동성이 워낙 큰 만큼 시간적 여유를 두고 정리하는 게 충격을 줄일 수 있는 방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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