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 = 손봉선 기자  |  더불어민주당 신정훈 의원(전남 나주·화순)이 제22대 국회의원 선거 당내 경선 과정에서 권리당원에게 ‘이중투표’를 권유한 혐의로 기소된 사건의 첫 재판에서 공소사실을 인정했다. 그러나 의도적으로 이중투표를 유도한 것은 아니었다며 발언 배경과 취지를 참작해달라고 주장했다.

광주지방법원 제12형사부(박재성 부장판사)는 20일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신 의원에 대한 첫 재판을 열었다. 이날 신 의원 측은 법률대리인을 통해 “공소사실은 모두 인정한다”면서도 “문제의 발언은 경선 참여를 독려하는 과정에서 나온 것이며, 특정한 목적이나 의도는 없었다”고 해명했다. 검찰에 따르면 신 의원은 지난 3월 4일 전남 나주 지역 유권자를 상대로 열린 당내 경선 전화여론조사 참여 방법을 설명하며 “권리당원이냐고 물으면 아니다라고 대답해야 투표가 가능하다. 권리당원이라고 하면 전화가 끊어진다”는 발언을 한 것으로 조사됐다. 검찰은 이러한 발언이 권리당원임에도 비권리당원인 것처럼 답변하도록 유도해 이중투표를 가능케 했다고 보고 있다. 검찰은 당시 정황이 담긴 녹화 영상과 상대 후보 측 고발장 등 관련 증거를 근거로 신 의원을 재판에 넘겼다. 공직선거법상 이중투표를 유도하거나 권유하는 행위는 명백한 위법으로 간주된다. 재판부는 이날 피고인의 발언 의도와 맥락을 밝히는 데 초점을 맞추며 향후 심리를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다음 재판은 12월 11일 열릴 예정으로, 신 의원에 대한 직접 신문과 추가 증거 검토가 진행된다. 이번 사건은 공직선거법 위반으로 벌금 100만 원 이상의 형이 확정될 경우 선출직 의원직을 잃게 되는 현행법 조항과 맞물려 지역 정가의 주목을 받고 있다. 민주당 내에서는 해당 사안이 당의 이미지에 미칠 영향을 우려하며 향후 법원 판결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한편 신 의원은 지역구 유권자들을 대상으로 적극적인 해명을 이어가고 있다. 그는 “저의 발언으로 인해 오해를 일으킨 점에 대해 깊이 사과한다”며 “이번 재판을 통해 진실이 명확히 밝혀지길 바란다”고 말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이번 사건이 공정성 논란을 초래했다는 점에서 선거 과정의 투명성 확보가 시급하다는 비판도 제기된다. 이번 사건은 선출직 공직자들의 공정한 선거 과정의 중요성을 재조명하게 했다. 민주적 절차의 신뢰를 훼손하지 않기 위해 유권자와 정당 모두 더욱 엄격한 자정 노력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