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홈쇼핑 업계, 계절 영향으로 패션 방송 대폭 수정
상태바
[기획]홈쇼핑 업계, 계절 영향으로 패션 방송 대폭 수정
  • 이선민 기자
  • 승인 2024.12.03 12: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역대급 한파 예보한 기상청 한 달만에 말 바꿔
10월 말~11월 초 아우터 매출 올랐으나 상승세 못타
서울에서 두꺼운 옷을 입은 시민들이 횡단보도를 건너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매일일보 = 이선민 기자  |  따뜻한 겨울에 홈쇼핑 업계가 방한 의류 방송을 줄이고 있다.

3일 홈쇼핑 업계는 역대급 한파 예보에 따라 대대적으로 론칭한 난방 가전, 방한 의류의 편성을 줄이고 있다. 일시적으로 기록적인 첫눈과 갑작스런 한파가 몰아치고 있지만 올 겨울 평년 기온이 예년보다 따뜻할 것으로 예보돼 소비자들의 관심이 줄었기 때문이다.
패션 매출 비중이 큰 홈쇼핑은 여름 대비 단가가 높은 의류를 판매하는 겨울이 매출 성수기다. 대부분의 홈쇼핑이 올해 부진한 실적을 내면서 겨울 상품 매출을 통해 4분기에 호실적을 내고자 했다. 이에 10월부터 나온 역대급 한파예고는 홈쇼핑 업계에는 호재였다. 많은 업체가 난방가전 신상품을 지난해보다 한 달 가량 앞당겨 선보이고, 겨울 패션 신상품을 대대적으로 판매하는 등 본격적인 겨울 마케팅에 나섰다. 롯데홈쇼핑은 올해 난방가전 신상품을 전년 대비 한 달 앞당겨 론칭했다. 그 결과 10월 난방가전 주문건수는 전년과 비교해 5배 이상 급증했다. GS샵은 겨울 의류와 방한화 매출이 증가함에 따라 지난달 초 유명 스포츠 및 캐주얼 브랜드 의류 주문액이 전년 동기 대비 34% 증가했다. CJ온스타일도 11월 중순 코트·패딩·점퍼 등 아우터 카테고리 주문 수량이 직전 2주간 대비 20%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기상청은 올해가 예년보다 추울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은 지 한 달 만에 말을 바꿨다. 실제로 지난 달 27일 첫눈이 오며 기온이 떨어졌지만 체감 온도가 영하 25도까지 떨어진 지난해 11월과 비교하면 따뜻한 날이 이어지고 있다. 첫눈 시기도 지난해보다 10일 늦었다.
단가가 비싼 외투를 사려는 사람이 줄어들면서 늘려놓은 생산량은 재고부담이 됐다. 내수침체로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는 가운데 이상기온까지 덮쳐 성수기가 사라진 셈이다. 통상 11월 중순부터 기온이 급격히 떨어지는데 12월까지도 ‘버틸 만 한’ 날씨가 이어지면서 패딩과 모ㅓ피, 코트 등의 고마진 제품군 판매 타이밍을 놓쳤다. 홈쇼핑 업계는 지난 몇 년간 어려운 시기를 보냈다. 올해 탈TV 전략, 스타마케팅 등으로 수익성을 개선하면서 매출이 증가하거나 적자에서 벗어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4분기 고마진 제품으로 매출 드라이브를 걸어야 하는 시점에 이상기온에 발목이 잡힌 셈이다. 올해 3분기 CJ ENM이 운영하는 CJ온스타일은 매출이 3338억원으로 전년 대비 11.2% 늘었고 영업이익은 92억원으로 29.6% 뛰었다. 롯데쇼핑의 롯데홈쇼핑은 매출액이 2120억원으로 7.8% 감소했음에도 98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리며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현대홈쇼핑은 영업이익이 2.6% 줄었으나 패션·주방용품·식품 상품군 판매 호조로 매출이 0.3% 증가한 2558억원을 기록했다. GS리테일의 GS샵은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3.4%, 2.7% 하락했지만 하락 폭이 전년 대비 줄었다. 이에 홈쇼핑 업계는 상대적으로 관심 받지 못하는 가을·겨울 의류보다 봄·여름 의류에 집중하고 겨울에는 아우터 대신 가볍게 입을 수 있는 니트와 정장 판매에 전념하기 위해 편성을 변경하는 분위기다. 업계 관계자는 “10월 말부터 11월 초에는 아우터 매출이 증가하는 듯했으나 상승세를 타지 못하고 있다. 모피나 패딩은 역성장이 우려되는 상황이다”며 “홈쇼핑의 성수기인 4분기에 실적을 기대했지만 매출 목표를 달성하지 못해 매출 감소를 피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