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노당 봉쇄하며 139대 61, 기권 23표로 가결
국회가 23일 오후 3시10분쯤 세계무역기구(WTO) 쌀 관세화 유예협상에 대한 비준동의안을 가결했다. 국회는 이날 한나라당 의원들의 지각 입장으로 30분 가량 늦은 오후 2시30분 본회의를 열어 참석 의원 223명 가운데 찬성 139, 반대 61, 기권 23표로 비준동의안을 가결했다. 이날 동의안 가결로 국내 쌀시장 보호를 위한 쌀 관세화 유예는 오는 2014년까지 10년간 추가로 연장되게 됐다.표결에 앞서 노회찬 의원과 단병호 의원, 이영순 의원 등 민주노동당 소속 의원들이 본회의장 의장석을 한때 점거하며 비준동의안 상정에 강력 반발했고, 한화갑 대표 등 민주당 의원들도 의장석 주변에서 `처리연기'를 요구하는 시위를 벌였다. 또 이 과정에서 열린우리당과 민노당, 민주당 의원들 간에 밀고 밀치는 몸싸움이 벌어지면서 비준동의안 처리가 지연됐다. 이에 반해 열린우리당은 당론으로 찬성 표결 입장을 정했고, 한나라당은 의원들의 자유투표에 찬반 입장을 맡겼다. 김원기 국회의장은 비준동의안 통과 이후 "불가피하게 (비준동의안을) 통과시켰으나 마음은 괴롭다"면서 "이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의 불가피한 입장 때문에 이 길을 택했다"고 이해를 구하며 만반의 후속대책 마련을 촉구했다.민노당 육탄저지
"국보법,사학법도 처리못하는 열린당이 농민 죽이는 일에는 왜 이렇게 용감하냐"
그러나 민주노동당 의원들이 강력 항의하면서 고성과 몸싸움이 벌어졌다.
단식 강기갑 "미국 위한 정부냐, 농민 다 죽는다" 흥분하며 쓰려져
이에 민주노동당 노회찬 의원은 "회의를 중단해라. 이 상황에서 무슨 토론이냐"고 소리쳤고,단식중이던 강기갑 의원은 "이 정부가 미국을 위한 정부냐. 농민들은 다 죽는다"고 흥분하며 쓰러졌다.같은 당 심상정 의원도 "350만 농민의 생명권을 보장하라" "우리 농업 살리는 근본적 대책을 마련해라" "우리 농민 죽이는 쌀비준안 결사 반대한다"고 목놓아 울부짖었다.심상정 의원은 "국회의장님 회의를 중단시켜 주십시오"라고 항의해 토론조차 진행되지 못했다.열린우리당 농림해양수산위원회 조일현 간사가 발언대로 나와 "토론을 진행하자. 민주노동당만 농민을 위한 것이 아니다. 비준안 처리는 농민들을 위해서도 지연시킬 수 없다"고 소리쳤다.그러나 민주노동당의 항의에도 불구하고 김원기 국회의장은 비준안을 표결에 부쳤고 결국 223명이 투표에 참석 찬성 139, 반대 61, 기권 23표로 비준동의안은 국회를 통과했다.이에 민주노동당 노회찬 의원은 "국가보안법도, 사립학교법도 처리하지 못하면서 농민 죽이는 쌀협상안에 왜 이렇게 용감한 것이냐"고 열린우리당을 향해 소리쳤다.쌀협상비준안이 통과되자 카드 시위를 벌이던 민주당 의원들은 조용히 각자의 자리로 돌아갔고 민주노동당 의원들은 발언대에 모여 "이 나라에 민주가 어디있냐" "농민들 다 죽이는 것을 누가 책임 질 것이냐"고 항의를 멈추지 않았다.오준화,김희원 기자 (폴리뉴스)저작권자 © 매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