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윤희은 기자] 두 달 만에 아파트 가격이 최대 1억5000만 원까지 하락한 것으로 조사됐다.

부동산경매전문업체 지지옥션이 5일 밝힌 바에 따르면 수도권 아파트 낙찰가가 연속 3개월째 하락세를 보이는 가운데 최근 재경매 아파트의 낙찰가가 종전 낙찰가격보다 급격히 낮아지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재경매란 낙찰은 됐지만 잔금미납으로 다시 경매 부쳐지는 것을 말한다. 똑같은 부동산이 두세 달 후에 다시 팔리는 것이기 때문에 시차에 따른 부동산 가격을 분석하는데 유용하다.

실제로 지난해 12월14일 감정가 10억 원인 성남시 분당구 서현동 우성아파트 226동 302호(164.4㎡)는 8억1526만 원(낙찰가율 82%)에 낙찰됐다. 이 아파트는 두 달 전인 10월5일 9억7215만 원(97%)에 낙찰된 바 있다. 두 달 만에 1억5689만 원이나 싸게 팔린 것이다.

강남구 개포동의 개포시영아파트 2동 406호(전용56.4㎡)도 지난해 9월30일 9억5889만원(104%)에 처음 낙찰됐다. 그러나 잔금납부기한까지 잔금이 납부되지 않아 12월9일 재경매됐다. 재매각가는 8억4777만 원(92%)으로 1억1112만 원의 차이가 났다.

강남구 도곡동의 필로스 201호(전용119.2㎡)도 지난해 9월24일 5억4150만 원(83%)에 처음 팔렸다가 재경매로 넘어가 12월3일 8640만 원 낮은 4억5510만 원(70%)에 재낙찰됐다.

경기지역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안양시 동안구 호계동 신성호계미소지움 102동 701호(전용 59.8㎡)는 부동산 가격이 한창 상승 중이던 8월25일 감정가 2억6000만 원을 웃도는 2억9389만 원(113%)에 낙찰됐으나 3개월 후인 11월 재경매에 다시 나왔다가 응찰자가 없어 유찰됐고 12월8일 2억1880만 원(84%)에 낙찰됐다. 첫 낙찰가보다 7500만 원 낮은 금액이다.

고양시 일산서구 대화동의 대화마을(전용 84.5㎡)도 3개월 사이에 5193만 원 적은 금액으로 재경매됐고 광주시 오포읍의 금호베스트빌(125.7㎡)도 재경매에서 4385만 원의 격차를 보였다.

12월에 재경매된 아파트들의 대부분은 8~10월경에 낙찰된 매물들이다. 잔금을 치르는 시점에서 가격이 하락해 잔금 납부를 포기하거나 DTI규제가 강화되면서 잔금납부를 못해 재경매되면서 최초 낙찰가보다 낮아진 가격에 낙찰된 것으로 분석된다.

강은 지지옥션 강은 팀장은 "지난해 내 집 마련의 기회를 놓쳤다면 저가취득이 가능한 올 1분기 경매시장을 적극 노려보는 것이 좋다"며 "다만 유찰이 많이 된 물건은 위축된 시장 영향 때문인지 권리분석상 하자가 있는 물건인지 정확히 구별해 응찰해야한다 "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