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가 상승 움직임 소형보다 중·대형 아파트 집중, 전세 시장 평형 별 격차 뚜렷
하반기 들어 전세가가 강세를 보이고 있다. 8.31대책 발표 이후 아파트 매입시기를 저울질하는 구매수요가 전세 수요로 돌아서면서 전셋값이 꿈틀대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전세가 상승 움직임은 소형보다 중·대형 아파트에 집중되면서 전세 시장도 평형 별 격차가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 부동산뱅크 리서치센터에 따르면 서울 내 전용면적 25.7평형 미만의 아파트 전세가는 8.31대책 발표 직전 대비 11월 28일 현재 3.09% 가량 상승했다. 반면 25.7평형 이상 중·대형 평형 전셋값은 이보다 0.12% 높은 3.21% 상승, 전세가도 중대형 아파트 오름세가 두드러진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중대형 아파트 전세가 강세는 비강남권 전세시장에서 두드러지고 있다. 전용면적 25.7평형 미만 평당 전세가가 8월 말 417만 원 선이던 것이 현재 428만 원 선으로 2.49%의 상승률을 띠었으나 25.7평형 이상의 경우 같은 기간 475만 원에서 487만 원으로 2.53% 가량 상승해 중·대형 평형 전세가 오름폭이 더 큰 것으로 나타났다.
강남권 아파트 역시 전용면적 25.7평형 미만의 평당 전세가가 3개월 전 546만 원 선이던 것이 현재 24만 원 가량 오른 570만 원 선인 반면 이 지역 25.7평형 이상의 경우 31만 원 가량 오른 744만 원 선에 형성돼 있다.
중·대형과 소형 평형간 전세가 상승폭이 가장 크게 벌어진 곳은 강동구로 소형 평형 아파트가 3개월 간 3.82% 상승률을 나타낸 것에 비해 25.7평형 이상의 경우 같은 기간 동안 5.34%가 올라 중·대형과 소형 전세가의 변동률이 1.52% 가량 벌어졌다. 그 뒤를 이어 양천구가 전용면적 25.7평형 미만 전세가가 3.48% 상승한 것에 반해 25.7평형 이상이 4.96% 상승해 1.47% 가량 차이를 보였다. 강북구 역시 25.7평형 미만 아파트 전세가가 8월 말 대비 1.81% 가량 오른 반면 중·대형 평형의 경우 3.17% 상승해 평형 간 변동폭의 차가 벌어졌다.
8.31대책 후 전용면적 25.7평형 이상 중대형 상승률이 가장 높았던 곳도 강동구로 5.34%를 기록했고 강남구(5.15%), 양천구(4.96%), 관악구(4.79%) 등이 뒤를 이었다. 전용면적 25.7평형 미만의 소형평형의 경우 강남구(5.77%), 송파구(3.98%), 강동구(3.82%), 도봉구(3.79%), 순으로 전세가 오름폭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개별단지로는 강남구 압구정동 미성1차 50평형은 8.31대책 직전 대비 3개월 간 1억 2,000만 원 가량 오른 4억 5,500만 원 선에 전세가가 형성돼 35.82%의 상승률을 보였다. 58평형은 같은 기간 동안 매매가가 8.77%가 오른 데 반해 전세가는 무려 20.78%가 뛰어 매매가 2배 이상의 오름세를 띠고 있다. 그러나 다른 평형과 달리 이 단지 34평형의 경우 전세가 오름폭은 4.76%에 그쳐 중·대형과 소형간 뚜렷한 차이를 보여주고 있다.
영등포구 영등포동 당산푸르지오의 경우 최근 3개월 간 중대형 평형인 41평형이 9.09%, 58평형이 5.26%, 30평형이 2.86% 상승하는 등으로 오름폭을 형성하고 있다. 반면 소형 평형인 24평형과 32평형의 전세가는 꿈쩍하지 않아 소형과 중대형 평형간 전세가 움직임의 차이를 뚜렷하게 보여주고 있다. 현지 중개업자에 따르면 이 아파트는 지은 지 2년이 채 되지 않아 전세 매물이 드물게 나오고 있으나 중·대형 평형의 임대 수요가 많아 상대적으로 소형 평형보다 전세가 상승폭이 큰 편이다.
금천구 시흥동 남서울한양의 경우 35평형 전세가가 13.64% 상승한 반면 25평형은 보합을 유지했다. 또 이 단지의 소형평형인 16평형은 오히려 -3.85%로 마이너스 변동률을 나타내는 등 평형에 따른 전세가 오름폭 폭의 차이를 뚜렷하게 보여줬다.
성북구 길음동 대우푸르지오 41평형의 전세가는 8.31대책 직전 대비 현재 20% 상승해 2억 1,000만 원 선이며 50평형이 9.30% 올라 2억 3,500만 원 선이다. 반면 33평형이 6.90%, 23평형은 1.89% 상승에 그쳐 중·대형 평형에 비해 오름폭이 크지 않았다. 성북구 길음동 OK공인 관계자는 “인근 대일외고 수시 합격 등으로 전세 수요가 늘었으나 중·대형 평형 전세 매물이 들어가면서 이 평형대의 전세가가 오르고 있다”고 전했다.
학군 등의 영향으로 아파트 전세가가 오르기는 목동 아파트 단지 역시 마찬가지. 이중 3개월 간 전세가의 두드러진 상승폭을 보인 곳은 14단지다. 양천구 신시가지14단지 55평형은 8.31직전 3억 2,500만 원 선이던 전세가가 현재 4억 2,500만 원 가량에 형성돼 30.77%의 상승률을 나타나고 있다. 같은 단지 39평형은 이 기간 동안 13.73%의 오름폭을 보이고 있다. 3개월 간 이 단지의 중·대형 평형 전세가가 크게 뛴 반면 이 단지 소형 평형은 제자리를 유지하고 있는 형편이다. 20평형과 27평형, 30평형은 8.31 대책 발표 직전과 변함없이 보합세를 형성하고 있다.
이 단지의 경우 새 학기가 시작되기 전에 학군 좋은 곳으로 이사를 하려는 학부모들을 중심으로 전세수요는 많으나 높은 주거만족도로 중·대형 평형의 매물이 적은 편이다. 또 8.31대책 등의 영향으로 중·대형 평형의 경우 보유자들이 거주하는 경우가 늘고 있는 것도 전세가 강세에 한 몫 했다. 양천구 신정동 미성공인 홍미순 대표는 “2주택 보유자들이 소형 평형을 팔고 중·대형 평형에 거주하려는 움직임이 보이면서 중·대형 평형 전세 매물이 드물게 나오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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