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김경탁 기자] 1년 넘게 LG전자의 위장 도급과 위장 거래 탈세, 인건비 지급 거절, 영업권 강탈 등의 문제를 제기해온 한 블로거에 대해 LG전자가 제기한 명예훼손 형사고소건이 지난 연말 서울 남부지검에서 무혐의 처분됐다.

화제의 주인공은 김종혁 신우데이타시스템 대표로, 그는 12년간 LG전자 판매대리점 사업을 해오다가, 1년여 전인 2008년 말 통보문서 한 장 없이 대리점 계약을 해지당한 사건으로 지난해 말부터 올 초 사이 본지를 비롯해 다수 매체에 보도된 바 있다.

김 대표는 지난해 봄부터 현재까지 230여일째 여의도 LG트윈빌딩 주변을 근거지로 보도내용 등을 담아 플래카드 시위를 벌이는 동시에 한겨레와 오마이뉴스 등 언론사 및 네이버, 다음 등 포털 사이트 여러곳에 블로그를 개설해 집회 관련 소식을 매일 포스팅하고 있다.

이에 대해 LG전자는 지난해 7월 김 대표가 플래카드와 블로그를 통해 자사의 명예를 훼손했다며 그를 상대로 민·형사상의 명예훼손 소송을 제기했고, 8월 명예훼손금지 가처분이 일부 받아들여지기도 했다.

김종혁 대표는 가처분 일부 인용결정에 대해 이의신청을 제기해 현재 관련 재판을 진행중이며, 일단 가처분 결정에 따라서 현재는 LG트윈빌딩이 멀리 보이는 여의도공원과 MBC본사 주변을 오가며 시위를 진행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서울 남부지검은 지난해 12월 29일 김종혁 대표에 대해 제기된 명예훼손 및 정보통신망이용촉진및 정보보호등에관한법률위반 혐의에 대해 '혐의없음(증거불충분)' 판정을 내리고 이를 30일 통고했다.

서울남부지검의 명예훼손 형사고소 무혐의 처분에 대해 LG전자 법무지원그룹 관계자는 8일 <매일일보>과의 전화통화에서 “지난 4일 서울고검에 항고를 재기했다”며, 항고가 기각될 경우 재항고와 헌법소원 등 가능한 대응 수단을 끝까지 동원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한편 김종혁 대표는 LG전자의 부당행위에 대한 고발활동의 일환으로 국세청에 LG전자의 가공매입을 통한 탈세사실을 제보해 과세예고통지를 이끌어낸 바 있다.영등포세무서는 LG전자가 지난 2005년부터 2006년 사이 LG IBM을 분리 합병하는 과정에 3억3596만4455원 상당의 가공매입 사실을 적발하고 법인세 400만원 및 부가세 5700만원을 합쳐 6100만원 상당을 납부하라고 지난해 12월 4일 고지했다.이에 대해 LG전자 법무지원그룹 관계자는 "과세예고통지를 받고 얼마 안 있어서 불복신청을 제기해놓은 상태"라며, "LG IBM 법인이 해산돼 한국IBM과 LG로 분할흡수되는 어수선한 와중에 증빙서류를 제대로 챙기지 못했지만 가공매입을 통해 탈세를 했다는 것은 사실과 다르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