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함 실종자 가족들은 발만 동동…일부 언론사 기자들 '가족 위장' 천안함 가족들이 예비 범죄자? 경찰 실종자 가족 상대 첩보 활동 벌여
[매일일보=서태석 기자] 천안함 침몰 시간이 길어지면서 실낱같은 희망을 부여잡고 실종자의 기적적인 생환 소식을 기대했던 가족들도 지쳐가고 있는 가운데, 일부 기자들과 경찰들이 상식밖 행동을 펼쳐 눈살을 찌푸리고 있다.30일 해군2함대 사령부는 침몰 천안함 실종자 가족들이 탄 백령도행 군함에 몰래 들어가 취재한 일부 언론사에 대해 "이는 정상적인 취재절차를 무시한 행위이고, 취재 윤리에도 어긋난다"며 30일 공식 사과를 요구했다. 2함대 김태호 소령은 이날 오전 10시30분 2함대 보도본부에서 브리핑을 갖고 "지난 27일 실종자 가족 86명을 실은 백령도행 성남호에 일부 언론사 기자가 가족으로 위장, 탑승했던 것이 확인됐다"며 이 같이 밝혔다.김 소령은 이어 "기자들은 임의로 성남함 내부를 취재하고 여과없이 보도했다"면서 "국방부는 이같은 비윤리적인 활동에 대해 해당 언론사의 공식 사과와 재발 방지 약속을 요청했다"고 말했다.
2함대 사령부에 따르면 지난 27일 오후 8시20분께 실종자 가족 대표단 86명을 성남함(1200t급)에 태워 백령도 사고해역으로 떠났으나 일부 언론사 기자들이 신분을 속이고 함께 탑승했다.
이런 가운데 앞서 경찰이 천안함 실종자 가족들이 머물고 있던 경기 평택 해군 2함대 사령부 내에 경찰관을 비밀리에 잠입시켜 첩보 활동을 벌여 온 것으로 밝혀져 충격을 주고 있다.
<뉴시스>에 따르면 29일 오후 5시15분께 가족들이 ‘분향소’용이라며 사령부 내 체육관 앞 잔디광장에 설치된 천막을 철거하던 도중, 경찰관 1명이 이 상황을 휴대전화로 ‘윗선’에 보고하다 한 실종자 가족에게 발각됐고 이후 200m가량 뒤에 떨어져 이를 지켜보던 경찰관 2명이 또 추가로 붙잡혔다.가족들이 이들의 휴대전화와 신분증을 빼앗아 확인한 결과, 이들은 평택경찰서 정보과 소속 신모 경감(34)과 조모 경사(48) 등인 것으로 확인됐다.이와 관련 경찰 측은 "실종자 가족들이 필요한 것이 있지 않을까 해서 천안함 침몰 다음날인 지난 27일 기자들의 출입이 허락될 때 함께 들어와 이날까지 유족들과 생활해 왔다"면서 "군부대 안이라 신분을 속일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평택경찰서 관계자는 "군이 대응하는 과정이나 실종자 가족들이 필요한 사항들을 상부에 보고해야 하기 때문에 밀착 활동을 한 것"이라고 해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