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철강업계 거센 M&A 포스코 경영권 위협
[매일일보= 권민경 기자] "KT&G 사태를 보면서 언제 적대적 인수 합병될지 몰라 잠을 제대로 잘 수 없다"포스코 이구택 회장의 말이다. 실제로 최근 세계 철강업체들의 잇따른 M&A와 KT&G의 경영권 위협 사례 등과 관련 포스코는 끊임없이 M&A 논란에 시달려왔다.
지난 2월에 세계 1위 철강업체인 인도계의 미탈스틸이 2위 업체인 아르셀로 인수계획을 발표한 이후 업계에서는 포스코 역시 유력한 M&A 대상이라며 투기세력의 공격 시나리오까지 나돌았다.
결국 이 회장은 그동안 '전전반측' 하던 차원에서 벗어나 경영권 방어에 적극적으로 대처하기 시작했다.
먼저 가장 시급한 문제인 지분 구조 취약 보완을 위해 국내 철강업체와 협력업체, 그리고 농협 등 금융기관을 상대로 우호지분 확보에 나섰다.
전문가들은 포스코가 향후 자사주 매입, 소각, 고배당 등 주주친화정책을 전개할 가능성도 높다고 예상하고 있다.
한편 이처럼 M&A와 관련 적극적 방어에 나서면서 포스코 주가는 연일 최고치를 갱신하고 있다.
이 회장은 지난 13일 사내 교육을 통해 "적대적 M&A에 대한 100% 방어수단은 없다"면서도 "가장 좋은 방법은 시장가치 총액(Market Cap)을 올리는 것"이라고 역설했다.
이어 이 회장은 "주가 25만원을 기준으로 포스코 시장가치를 20% 올려 시장가치 총액이 260억 달러로 오르면 적대적 위험에 노출되지 않을 것으로 본다" 고 말했다.
또한 포스코가 현재 상당한 위기를 맞고 있지만 과거 포스코가 단 한번도 위기에 처해본 일이 없기 때문에 내부적으로 위기의식이 없다는 점이 M&A 못지 않게 기업에 위협적인 상황이라고 이 회장은 지적했다.
이 회장의 이런 발언은 세계 철강업계의 재편 속도가 빨라지고 있는 상황에서 포스코가 높은 외국인 지분율로 인해 경영권 방어에 안정적이지 못하다는 위기 의식에서 출발한 것으로 보인다.
세계 최대인 인도계 철강업체 미탈스틸이 2위 아르셀로 인수를 선언하는 등 철강업계의 M&A 바람은 점차 거세지고 있고, 이에 인도에 1천200만t 규모의 일관제철소를 지으려는 포스코 역시 아시아 시장 진출을 꾀하고 있는 글로벌 철강업체들에 유력한 M&A 대상이라는 것이 업계의 분석.
경영권 방어 특명 '우호지분을 확보하라'
이런 상황에서 현재 적대적 M&A와 관련 포스코의 가장 시급한 당면 과제는 우호지분 확보다.
포스코의 지분 구성을 살펴보면 의결권이 없는 자사주 8.15%를 제외하면 신일본제철(3.32%), SK텔레콤(2.85%), 포항공대(2.77%), 국민연금 (2.76%) 등이 주주로 등록돼 있고 특별한 대주주는 없는 상황이다.
반면 외국인 지분율은 68%에 달하는데 현재 알려진 곳은 Alliance Capital(7.86%), 씨티은행(4.81%), 캐피탈그룹(4.62%) 등이다.
이처럼 우호지분에 비해 지나치게 높은 외국인 지분율이 포스코의 경영권 방어에 가장 큰 문제로 지적돼 왔다.
포스코는 이에 따라 임시 주주총회 결의를 저지할 수 있는 최저한도인 34%까지 우호지분을 늘리는 방안을 검토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가능성 있는 우호지분 확보 방안으로는 국내 철강업체간 공동 대응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다.
업계는 또 협력 업체들에게 추가 지분 확보를 요청할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
그런가하면 포스코 제철소가 위치한 포항 지역 주민들은 '포스코 주식 1주 갖기 운동'을 벌이며 경영권 방어에 동참하고 있다.
이 회장 발언에 포스코 '주가' 껑충
이런 가운데 일각에 따르면 포스코는 금융기관을 상대로 한 우호지분 확대에도 본격적으로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11일 이동희 기획재무담당 전무는 기업설명회에서 "우호세력을 확대하기 위해 국내외 전후방 연관기업이 포스코 지분을 확보할 수 있도록 추진하고 있다"며 "이를 위해 국내외 몇 개 기업과 접촉 중"이라고 말한 바 있다.
하지만 당시 이 전무는 "전후방 연관기업에 국내 금융기관은 속하지 않는다" 고 밝혔었다.
그러나 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포스코가 국내 금융기관들을 개별 접촉해 기업설명회 활동을 적극 펼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가운데 농협과 신한은행, 대한생명 등이 포스코의 '백기사'로 나서는데 긍정적 반응을 보인 것으로 전해졌다.
포스코가 이처럼 전방위적으로 우호지분 확대를 위해 동분서주하고 있는 가운데 전문가들은 자사주 매입, 소각 및 고배당 등 주주친화정책 가능성을 함께 언급하고 있다.
이는 이 회장이 말한 대로 포스코의 주가를 끌어올리기 위해 현 시점에서 전개할 수 있는 유력한 방안이기 때문이다.
뿐만 아니라 우호지분을 확보하는 데도 주주친화정책은 필수적이라는 것.
포스코는 매년 2~3%에 달하는 지분만큼 꾸준하게 자사주를 사들여왔으며, 지난해를 제외하고 2001년 이후 자사주 소각도 진행했었다.
작년 주당 배당액은 6천원으로 배당성향은 25%를 기록했다.
전문가들은 올해 포스코의 이익 규모가 예전보다 줄어들지만 주당 배당액 자체 도 늘어날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
한편 이 회장의 시가총액 상승 필요성 발언과 몇몇 금융기관의 백기사 가능성과 맞물려 최근 포스코 주가가 급등하고 있다.
14일 오전 9시 현재 포스코 주가는 26만7천원으로 연일 오름세를 지속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포스코가 적대적 M&A방어에 적극 나섬에 따라 향후 주가 역시 양호한 실적을 보일 것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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