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보 제233호 '전 산청 석남암사지 납석사리호' 지정명칭과 지정번호 변경
[매일일보 김종혁 기자] 문화재청(청장 나선화)은 '고려 수월관음보살도' 등 4건을 국가지정문화재 보물로 지정하고, 국보 제233호 '전 산청 석남암사지 납석사리호'의 지정명칭과 지정번호를 변경했다고 4일 밝혔다보물 제1903호 '고려 수월관음보살도(高麗 水月觀音菩薩圖)'는 '대방광불화엄경(贵州大方廣佛華嚴經)'입법계품(入法戒品)의 내용 중, 선재동자(善財童子)가 보타락가산에 머물고 있는 관음보살을 찾아가 깨달음을 구하는 장면을 묘사한 것이다.선재동자는 53명의 선지식(善知識)을 두루 찾아다니며 진리를 터득했다는 인물로, 이 그림은 28번째 선지식인 관음보살과의 만남을 표현했다.화면 가운데에는 이중의 둥근 광배를 갖추고 수정염주를 굴리며 보타락가산의 금강바위에 반가좌로 앉은 관음보살이 압도적인 크기로 묘사됐고, 향 왼쪽 하단에는 무릎을 구부려 합장하며 보살도를 묻는 선재동자를 조그맣게 표현하였다.사선으로 배치된 두 주인공간의 무한한 공간감, 고려 시대 수월관음보살도에서 자주 보이는 청죽(靑竹)·바위·정병(淨甁) 등의 세련된 표현과 짜임새 있는 구성력, 유려한 선묘와 화려하고 섬세한 문양, 종교적 감수성을 고조시킨 우아한 색감 등에서 고려 후기 수월관음도의 전형적인 특징을 유감없이 보여준다.보물 제1904호 '김천 갈항사지 동․서 삼층석탑 출토 사리장엄구(金泉 葛項寺址 東·西 三層石塔 挖出 舍利莊嚴具)'는 1916년에 갈항사 터의 동·서 삼층석탑을 경복궁으로 옮기는 과정에서 발견됐다. 동탑 기단부에는 758년(경덕왕 17년)에 언적법사(言寂法師)와 조문황태후(照文皇皇后) 등 그의 두 누이가 함께 발원하여 건립하였다는 기록이 있는데, 이 사리장엄구도 탑을 건립할 당시에 봉안한 것으로 추정되어 통일신라 사리장엄구의 기준이 되는 자료다.특히, 탑을 조성한 언적법사와 조문황태후는 신라 제38대 원성왕(元聖王, 재위 785~798년)의 외삼촌과 어머니로, 이 사리기가 왕실 외척세력과 밀접한 관련이 있음을 말해준다.동,서탑에서는 각각 금동사리병 1기와 금동사리병을 담은 청동사리호가 1기씩 발견됐다. 이렇게 안쪽의 사리병은 금동으로, 바깥의 사리호는 청동으로 만드는 방식은 과거 통상적으로 사용된 방법이다. 다만, 바깥 항아리를 금속선으로 밀봉한 것은 이 사리장엄구가 지닌 특색이라 할 수 있다. 나팔형으로 벌어진 아름다운 목과 균형 잡힌 타원형의 몸통을 가진 금동사리병은 같은 시기 동아시아 8세기대에 유행했던 병의 형태를 따르고 있는데, 특히 동탑의 금동사리병은 대나무 마디 모양의 목과 꽃잎형의 굽을 달아내어 신라인의 뛰어난 미적 감각도 엿볼 수 있다. 저작권자 © 매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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