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상이 들려주는 600년 전 이야기
[매일일보 김종혁 기자] 국립중앙박물관(관장 이영훈)은 2013년부터 실시한 금동불상 조사 사업의 결과가 담긴 <국립중앙박물관 소장 불교조각 조사보고 2>를 발간했다.보고서에는 금동아미타삼존불상과 금동관음보살좌상 1구 등 4점의 사진, 3D 스캔 사진과 실측도면, 복장물(腹藏物)의 기초 자료, 성분 분석 결과 등을 수록했다.보고서에 수록된 금동아미타불좌상(유물번호: 덕수71), 금동관음보살입상(덕수3363), 금동대세지보살입상(덕수3364)은 서로 양식적으로 유사하고 인상이 비슷해 일괄 제작됐을 것으로 추정됐으나 박물관에 입수된 경위가 달라 판단에 제한이 있었다.이번에 복장물과 금속 성분 분석을 통해 세 점이 같은 공방에서 일괄로 조성된 삼존상임을 확인할 수 있었다. 보살상의 복장물을 조사한 결과 삼존불의 제작과 복장물 납입은 1333년에 이뤄졌으며, 불상 제작의 주요 발원자는 장현(張鉉)과 처 선씨(宣氏)이고 복장물 납입에는 김진(金稹), 이겸(李謙) 등 고위 관료를 포함한 수백 명이 참여했다는 사실을 짐작케 한다.조선 초기에 제작됐을 가능성이 높은 금동관음보살좌상(덕수801)에서는 조상경(石雕佛像經)의 내용을 충실히 따라 납입된 후령통(喉鈴筒), 진언(眞言), 직물 등의 복장물이 발견됐다. 이 중에는 조선 전기 직물 편과 조선 후기 직물 편이 모두 포함돼 있어 복장물을 최소한 두 차례, 즉 15세기와 17세기에 납입했던 것을 알 수 있다.본 보고서에는 4점의 불상 안에서 발견된 복장물에 대한 상세한 기술과 직물류, 목재 및 유기물 분석 결과를 포함한 조사 내용이 포함됐다.복장 (腹藏) 은 불상에 생명력과 신성성을 부여하기 위해 상 안에 넣는 발원문, 경전, 직물, 곡물 등의 상징적인 물품 또는 그 행위를 말하며 후령통 (喉鈴筒)은 동서남북·중앙을 상징하는 다섯 가지 보배를 넣는 용기로, 복장의 가장 핵심적인 구성 요소이다.진언 (眞言)은 불교에서 의식 중에 외는 일종의 주문을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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