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년 만의 새 매장 킨텍스점 오픈
현대백화점그룹은 26일 경기도 고양시 일산서구 대화동에 현대백화점 킨텍스점을 오픈했다. 현대백화점 제 12호점인 킨텍스점은 2003년 중동점 개점 이후 현대백화점이 7년 만에 오픈하는 지점으로, 내년부터 순차적으로 오픈되는 대구점, 청주점 등과 함께 현대백화점그룹 미래성장 전략의 첫 출발점이라는데 그 의미가 크다고 그룹 측은 설명했다.
이번 킨텍스점 출점이 눈길을 끄는 것은 그동안 대외 노출이 거의 없었던 정지선 회장이 본격적으로 그룹의 얼굴로 활동하는 신호탄으로 받아들여지는 동시에 지난 몇년 동안 유통업계에서 점점 존재감이 사라져가던 현대백화점그룹이 마침내 새로운 성장의 시대를 여는 시발점이기 때문이다.
2003년 1월 32세의 나이로 그룹 총괄부회장에 오른 그는 2006년 12월 아버지 정몽근 회장이 명예회장으로서 경영일선에 물러났을 때부터 이미 대외적으로 그룹을 대표하는 자리에 있었만 실제 경영은 전문경영인인 경청호 총괄부회장에게 맡기고, 외부노출도 극도로 자제해온 것이 사실이다.
2마리 토끼 퍼포먼스까지…달리진 정지선
그랬던 그가 본격적으로 달라지기 시작한 것은 현대백화점 창립 39주년을 맞아 지난 6월 열린 ‘PASSION VISION - 2020’ 선포식부터이다. 2020년까지 그룹 매출을 현재의 3배인 20조원으로 늘리는 내용의 발전 계획을 공개한 이 자리에서 그는 토끼 인형 2개를 들고 나와 ‘성장’과 ‘내실’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겠다는 의지를 밝히는 퍼포먼스까지 보여줬다.
그리고 2개월 뒤인 8월26일, 발전 로드맵의 시작인 현대백화점 킨텍스점 개점식에 모습을 드러내 공격경영이 본격화되었음을 실감시켜주었다.
유통업계 빅3 자존심 회복할 수 있을까?
롯데·신세계와 함께 ‘유통업계 빅3’로 불리우는 현대백화점그룹. 정지선 회장은 롯데쇼핑 신동빈 부회장, 신세계 정용진 부회장과 함께 ‘젊은 CEO 3인방’으로 늘 주목의 대상이었고, 이들 3인방 중 유일하게 ‘부(副)’자가 붙지 않은 ‘정(正) 회장’이 바로 정(鄭) 회장이다.하지만 롯데와 신세계가 대형마트를 중심으로 사세확장에 나서면서 유통업계의 중심은 롯데와 신세계를 중심으로 재편되어왔고, 그러는 사이 현대백화점은 대형마트 부문 업계 2위인 삼성테스코(홈플러스)에까지 밀리는 듯한 분위기가 이어져 왔다.공교롭게도 이번에 출점한 현대백화점 킨텍스점은 정지선 회장이 그룹 총괄부회장에 오른 2003년 그해 개점한 중동점 이후 7년 만의 첫 신규매장 출점이다.현대백화점그룹이 ‘그룹 총수 정지선’의 등장과 함께 사실상 ‘정지선’ 앞에 서있는 듯한 모습을 보여오다가 이제 7년 만의 기지개를 켜기 시작했고, 그 선두에 다시 정지선 회장의 변신이 있었다는 말이다.
그러나 대한민국 경제계에 있어 7년은 너무도 긴 시간이다. 현대백화점이 정지선(停止線) 앞에 서있는 것 같았던 시기 국내 유통업계에서 일어난 변화는 그야말로 상전벽해라 할만한 수준이다. 정 회장과 그의 현대백화점이 이러한 변화를 극복하고 적응해갈 수 있을지 앞으로 보여줄 행보가 주목되는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