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 강세근 기자] 봄을 지나 여름을 맞이하는 6월. 맑은 하늘과 푸른 산이 어우러지는 풍경 속을 달린다. 아지랑이 아른거리는 바닷길도 좋고 구불구불 휘어지는 숲길도 매력적이다. 길마다 이야기가 담긴 별미가 기다리니 그야말로 눈도 호강 입도 호강이다. 그 길을 달리는 그대 또한 풍경이다.
포천 국립수목원로
광활한 원시림인 광릉숲은 유네스코 생물보전지역에 선정된 곳이다. 조선 7대 임금인 세조가 일찌감치 자신의 능 위치를 현재의 광릉으로 정해 산림을 엄격히 보호하도록 명한 것이 시초로 한국전쟁도 견디며 지금까지 500년 넘게 강한 생명력을 이어오고 있다. 900여 종에 달하는 식물이 서식하며 특히 크낙새 서식지인 국립수목원 일대는 천연기념물 제11호로 지정되었다. '광릉수목원로'로 불리는 98번 국지도가 광릉숲 드라이브 코스다. 포천 소흘읍 방향 축석검문소에서 시작해서 국립수목원과 광릉을 지나 남양주 진접의 왕숙천까지 이어지는 구간이다. 구불구불 휘어지는 길을 따라 높이 솟은 거목들을 만날 수 있는 멋진 숲길이다. 광릉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잠시 걸어도 좋은 길이나 편도 1차선의 좁은 길인만큼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포천에 왔으면 당연히 이동갈비! 갈비집이 모여 있는 이동면 장암리까지 달려도 좋지만, 축석검문소와 고모리 인근에서도 맛 볼 수 있다.안산 시화방조제길
오이도와 대부도 사이를 잇는 시화방조제는 안산을 대표하는 드라이브 코스다. 길이 11.2km의 방조제 길을 달리는 동안 오른쪽에는 서해바다가 왼쪽에는 시화호의 풍경이 합쳐 근사한 파노라마를 만든다. 맑은 날에는 푸른 하늘에 마음까지 상쾌해지고 흐린 날에는 서해의 바람이 만드는 각양각색 구름의 변화를 감상할 수 있으니 날씨에 상관없이 언제라도 달리고 싶은 길이다.방조제 드라이브를 즐기며 시화나래휴게소가 보이면 잠시 쉬어가는 것이 좋다. 바다 가운데 위치한 휴게소 자체도 좋지만, 세계 최대 규모와 설비를 지닌 시화호조력발전소와 조력문화관도 둘러 볼 수 있다. 특히 높이 75m의 '달전망대'는 대부도의 새로운 랜드마크로 여행객들에게 인기다. 이름처럼 달을 닮은 둥근 전망대는 시화방조제와 인근 서해의 풍경을 감상할 수 있는 최적의 장소다. 특히 관람로 일부 구간을 유리바닥으로 만들어 고공에서 아래를 보며 걷는 짜릿함을 느낄 수 있다. 시화방조제는 대부도 방아머리와 이어지는데 이곳에는 대규모 음식타운이 형성되어 대부도 특산물 바지락과 다양한 해산물을 이용한 요리를 선택할 수 있다.화성 화옹방조제
파주 자유로
가양대교 북단에서 임진각 자유의 다리까지 이어지는 자유로는 특별한 매력을 지닌 도로다. 도심에서 시작된 길이 한강과 임진강을 따라 달리면 불과 한 시간 만에 민통선지역에 도착한다. 행주산성, 출판도시, 헤이리 예술마을 등, 수 많은 관광명소와 연결되니 어르신을 모시고 떠나는 효도여행부터 아이들을 위한 체험여행까지 누구와 함께 떠나도 좋은 길이다. 자유로 드라이브 코스에서 꼭 들러야 할 곳 중 하나가 오두산통일전망대다. 성동IC로 빠져나오면 통일전망대 바로 아래 주차장까지 연결되어 편리하다. 한강과 임진강 두 물이 만나는 곳으로 맞은편 북한군 초소까지 거리가 불과 2km 떨어진 곳이다. 전망대 3층과 4층에 설치된 망원경을 사용하면 북측 탈곡장과 사적관 등 건물은 물론, 한참 모내기 중인 주민들의 모습까지 볼 수 있다. 이왕이면 자유로 끝인 임진각과 평화누리 공원도 함께 둘러 보는 것도 좋다. 먹거리로는 지역 특산물인 장단콩을 이용한 두부 요리와 반구정 인근의 장어구이가 유명하다.안성 금광호수
안성시 금광면의 금광호수는 주변 산세와 물이 좋아 낚시터로 유명하다. 여름에는 상류의 수초 밭에서 월척 붕어가 많이 잡히고 겨울에는 얼음낚시와 빙어낚시를 즐기기 좋다. 안성시청에서 금광호수를 끼고 충북 진천으로 이어지는 302번 지방도는 우거진 산림 사이로 넓게 펼쳐지는 호수 풍광을 감상하며 드라이브하기 좋은 길이다. 길 양편의 무성한 나무들이 터널을 만드니 달릴수록 마음에 드는 길이다. 특히 금광호수 구간은 곳곳에 주차공간이 조성되어 여유 있게 풍경을 감상할 수 있다. 호수주변에는 매운탕과 한정식, 레스토랑과 갤러리카페 등 소문난 음식점들이 즐비하여 취향대로 다양한 메뉴와 분위기를 고를 수 있다. 식사 외에 분위기 좋은 곳에서 차를 즐기려면 금광리 호숫가의 아늑한 전통찻집이 제격이다. 생강꿀차와 유자꿀차 등 향긋한 전통차도 좋고 직접 삶은 국산 팥에 오미자와 복분자를 푸짐하게 올린 팥빙수가 인기다. 아늑한 실내장식도 좋지만 무엇보다 금광호수가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큰 창과 야외 테라스가 멋진 곳이다.저작권자 © 매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