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 의무고용·정규직 전환·근로시간 단축 등 ‘일자리 양·질’ 초점
[매일일보 박수진 기자] 금융권 노사의 임금·단체협상을 위한 2018 산별 중앙교섭이 12일부터 시작됐다.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이하 금융노조)와 금융산업사용자협의회는 이날 오후 3시 은행회관에서 산별 노사 대표단 상견례를 겸한 제1차 산별중앙교섭을 개최했다. 올해 산별교섭 대표단 사업장은 KB국민은행·신한은행·NH농협은행·부산은행·한국감정원이다. 해당 5개 사업장 노사대표와 금융노조 위원장·금융산업사용자협의회 회장이 6:6으로 산별 대표단 교섭을 진행하게 된다.허권 금융노조 위원장은 첫 인사말로 “4년 만에 단체협상이 이뤄지는 올해 산별교섭은 보수정권 9년간 지속돼온 비정상을 바로잡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고 말했다. 금융 노사는 임금 이외의 근로조건을 논의하는 단체협상은 2년에 한 번씩 개최하는데 2016년 산별교섭이 파탄나면서 이번 단체협상이 2014년 이후 4년 만에 열리게 된 것을 지적한 것이다. 앞서 금융 노사는 2016년 박근혜 정부의 성과연봉제 강제도입 정책으로 갈등을 빚었다. 이 과정에서 정부의 지시에 의해 사용자협의회가 사실상 와해되면서 산별교섭도 열리지 못했다. 노조는 지난해 산별교섭 복원을 가장 중요한 과제로 추진한 끝에 복원에 합의했다.허 위원장은 “금융산업이 한국의 노동 발전을 이끌어온 것은 산별 노사 모두의 자부심”이라며 “우리 시대 청년들이 고통 받는 가장 큰 이유인 실업과 양극화 문제 해결에 있어서는 일자리의 창출과 일자리의 질 개선이 가장 핵심인 만큼 이런 내용들이 담긴 노측의 요구안에 사측 교섭위원들의 적극적인 협조와 부응을 당부드린다”고 말했다.금융노조는 올해 요구안에서 △신규인력 채용확대 의무화(청년 의무고용) △2차정규직(무기계약직)의 일반 정규직 전환 △파견·용역 정규직 전환 △임금피크제 개선 △근로시간 52시간 초과 금지와 휴게시간 보장 △근로시간 단축에 따른 추가 채용 등 일자리를 확대하고 질을 높이는 데 주안점을 뒀다.또한 △노동이사제 △사외이사 추천 등 경영참여 보장과 △KPI 제도 개선 △미스터리쇼핑 철폐 등 과당경쟁 방지 조항도 담겼다. △낙하산 인사 금지 △국책금융기관 노사 자율교섭 등 관치금융 철폐와 △금융소비자 보호 및 소외계층 자녀 장학사업 등의 사회공헌도 함께 요구했다. 임금은 한국은행이 전망한 올해 경제성장률 3%와 물가상승률 1.7%를 더해 4.7%의 인상을 요구했다. 한편 금융노조는 교섭 개최에 앞서 은행회관 로비에서 산별임단투 승리 결의대회를 열었다. 노조 간부 200여명이 참석한 결의대회에서는 ‘인력채용 확대’ ‘차별처우 철폐’ 등의 요구가 이어졌다. 노사는 이날 교섭에서 최대한 빠르게 교섭을 진행하자는 데 공감하고 차기 대표단 교섭을 다음달 10일에 여는 대신 집중적인 실무 교섭과 대대표교섭으로 합의점을 찾아가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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