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병국 "야당 반대 명확한데 여당 상정요구 이해못해"
[매일일보 조현경 기자] 판문점 선언 국회 비준을 위해 가장 먼저 통과해야 하는 상임위 외교통상위원회에서부터 비준동의안 상정이 막혔다. 민주당이 강하게 상정 필요성을 피력했지만 자유한국당에 이어 캐스팅보트를 쥔 바른미래당마저 반대하면서 합의가 불발된 것이다.13일 민주당 간사인 이수혁 의원은 외통위 전체회의에서 “판문점 선언 비준동의안 상정을 정중히 요청했지만, 야당의 거부로 무산된 데 강한 유감을 표명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의원은 “국회 동의를 거쳐 비준하면 그 자체로 북에 성의 있는 조치를 요구하는 효과가 있고 다음 주 한반도의 운명을 결정짓는 중요한 남북정상회담이 있는 만큼 긴급히 상정을 요청한 것”이라고 밝혔다.또한 민주당 이석견 의원도 “외통위에서 상정조차 하지 않으면 충분한 이행을 위한 비용 등을 물어볼 기회마저 없어진다”며 “상임위에서 상정하고 본회의에 넘길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가세했다.지난 11일 청와대 국무회의를 통과한 판문점 선언 비준안이 상임위원회인 외통위에 올라온 바 있다. 판문점 선언 비준 동의안은 외통위에서 무사히 넘어오면 바로 본회의에 상정된다. 만약 판문점 선언이 국회에서 일단 처리가 되면, 국내법과 같은 효력을 지니게 된다. 그러나 동의안이 본회의로 넘어오기 전 외통위에서부터 막히며 상정되지 못한 것이다.이에 한국당 간사인 정양석 의원은 막대한 예산과 국가 안보가 걸린 사안을 국민적 동의없이 진행한 것과 관련, “비준동의안을 국회가 심의하는 가장 중대한 이유는 국민의 재정적 부담에 있는데 정부는 부실한 재정 추계서로 무책임하게 계약금만 걸로 통째로 비준해달라고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또한 같은 당 윤상현 의원은 “판문점 선언은 국회 비준을 요하는 조약에 준하는 구체적 권리나 의무 발생 내용을 담고 있지 않다”며 “국회 비준 대상이 되지 않는다”고 했다. 헌법 제60조 1항에 따르면 국회의 동의를 받아야 하는 조약이 있다. 그러나 판문점 선언이 비준 대상인 ‘정치적 선언’인지 ‘조약’에 해당되는지를 두고 논란이 제기된 바 있다.이번 비준안이 상정 실패의 결정적 이유는 ‘캐스팅보트’를 쥐었던 바른미래당이 반대의 입장이었기 때문이다. 비준안은 상임위 인원 중 과반이 확보돼야 한다. 외통위 정원은 22명으로 이중 찬성은 민주당 10명과 민주평화당 1명이었다. 그러나 자유한국당 8명, 무소속 1명이 반대 입장을 밝혀 바른미래당이 캐스팅보트를 쥐게 됐다.이런 상황에서 바른미래당 정병국 의원도 "야당에서 반대할 것이 명확한데 정부가 무리하게 제출하고 여당에서 상정을 요구하는 것을 이해하지 못하겠다"며 "비준동의안이 부결되면 판문점 선언이 무효가 되는 것도 아닌데 왜 사서 분란을 야기하느냐"고 말하며 비준안 상정이 찬성 11대 반대 11로 과반을 넘지 못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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