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 박한나 기자] 서울시가 소상공인 카드수수료 부담을 줄이기 위해 추진하는 ‘제로페이’의 은행권 월 결제금액이 2억원에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드러났다.6일 김종석 자유한국당 의원은 금융감독원에서 받은 자료를 분석한 결과, 올해 1월 제로페이 결제실적은 8633건, 결제금액은 1억9949만원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이는 은행권을 중심으로 집계한 것으로, 네이버페이 등 간편결제사업자 4곳을 경유한 결제 수치는 공개되지 않았다.은행권 실적을 같은 달 국내 개인카드(신용·체크·선불) 결제건수 15억6000만건과 비교하면 0.0006%, 결제금액 58조1000억원에 견주면 0.0003%에 불과하다. 지난 1월31일 기준으로 제로페이에 정식 등록한 가맹점이 4만6628개인 것을 고려하면 한 달간 가맹점당 거래실적이 0.19건, 4278원에 그친다.제로페이는 소비자가 가맹점에서 구입시 간편결제 사업자 애플리케이션(앱)으로 가맹점 QR코드를 찍으면, 소비자 계좌에서 판매자 계좌로 돈이 이체되는 결제 방식이다.
기존 신용카드 결제 과정에서 매기는 카드사 수수료, 부가통신업자(VAN사) 수수료 등 중간 단계를 줄였다.지난해 12월20일 개시한 제로페이는 12월말까지 1378건, 1916만원의 결제가 이뤄졌다. 서울시가 지난해 12월20일 제로페이 시범서비스를 시작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1월 실적이 사실상 첫 달 실적이다. 1월 실적을 은행별로 보면 우리은행에서 결제된 건수가 3138건(4377만원)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신한은행 1807건(2719만원), 국민은행 1360건(1560만원), 농협은행 568건(644만원) 순이다.케이뱅크는 결제 건수 492건에 비교해 결제금액이 8798만원에 달할 정도로 큰 편이다. 케이뱅크 결제금액이 전체의 44%를 차지했다. 케이뱅크는 올해 1월 내놓은 결제시스템 ‘케뱅페이’를 제로페이와 연계한 점이 결제금액 증가로 이어졌다. 케뱅페이는 온·오프라인 모두 사용 가능한데, 오프라인 가맹점은 모두 제로페이 가맹점이다. 시중은행 중 씨티은행과 카카오뱅크는 아직 참여하지 않았다. 김종석 의원은 “제로페이는 정부가 카드 시장에 개입, 민간기업과 경쟁하겠다는 발상으로 시작됐다”며 “가맹점 수만 늘리는 것이 아니라, 소비자가 제로페이를 이용할 실익이 있는지, 신용카드가 아닌 제로페이를 선택할 유인이 있는지 중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