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 권희진 기자] 요즘 증권가에선 노정남 대신증권 사장의 퇴임을 두고 ‘뒷말’이 무성하다. 대신증권 성장의 일등공신으로 꼽히며 연임이 유력시 됐음에도 불구하고, 돌연 자리에서 물러날 상황에 처했기 때문이다. 이를 두고 업계에서는 온갖 추측을 쏟아내고 있다.
지난해 증권가를 뒤흔들었던 ‘ELW(주식워런트증권) 사태’ 이후 대표이사직에 부담감을 느껴 자진사퇴하는 것 아니냐는 시각부터 대신증권 창업주인 양재봉 명예회장의 손자이자 이어룡 현 회장의 아들인 양홍석 부사장의 후계구도를 위한 사전정지작업의 일환이라는 분석도 있다.
하지만 대신증권은 “다른 이유는 없다”며 확대해석을 경계하는 눈치다.
연임 유력시 되던 대신증권 일등공신 노정남 사장, 갑작스런 퇴임
‘ELW 사태’ 책임 자진사퇴부터 후계구도 정지작업까지 추측 무성
지난 2006년부터 6년간 대신증권의 대표이사를 맡아 회사를 진두지휘해온 노정남 대신증권 사장이 자리에서 물러난다.
증권업계에 따르면 이달 25일 열리는 대신증권 정기주주총회에서 임기(2년)가 만료되는 노 사장이 퇴임할 예정이다. 후임에는 나재철 부사장이 내정됐다. 주총 때 등기임원으로 신규 선임하고 이사회를 통해 대표이사로 선임할 것으로 알려졌다. 그런데 노 사장은 그간 대신증권을 이끌어온 일등공신이자 연임이 유력시 돼온 인물이기에 갑작스러운 퇴임 배경을 놓고 온갖 추측이 난무하고 있다.대신증권 ‘일등공신’ 노 사장, 퇴임 왜?
노 사장은 대신증권 창업주인 양재봉 회장의 사위로 지난 2004년 창업주 고(故) 양재봉 명예회장의 차남 고(故) 양회문 전 회장이 폐암으로 작고한 직후 회장에 오른 양 전 회장의 부인인 이어룡 회장을 대신해 실질적으로 회사를 이끌어왔다.
창업주 손자 양홍석 후계구도 굳히기? 그런데 노 사장의 퇴임에 대한 또 다른 관측도 눈길을 끈다. 창업주의 손자이자 이어룡 회장의 아들인 양홍석 부사장의 후계구도를 밀어주기 위해 일찌감치 내쳐진(?)게 아니냐는 분석이다.대신증권은 국내 수위권 증권사 가운데 유일하게 친족경영체제를 유지하고 있다. 또한 오너 3세인 양 부사장은 지난 2001년 서울대 경영학과에 입학한 뒤 2006년 8월 공채로 대신증권에 입사해 2007년 5월 대신투자신탁운용 상무, 같은해 10월 대신증권 전무, 2008년 2월 대신증권 부사장, 그리고 2010년 5월 대신증권 대표이사 부사장의 직위에 오르는 등 초고속 승진을 거쳐 왔다. 이 때문에 지난해 ‘ELW 사태’ 당시 증권가 일각에서는 노 사장이 자리에서 물러날 경우 그 자리를 양 부사장이 이어받아 받을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하기도 했다. 따라서 이 같은 관측이 ‘뜬구름 잡기 식’에 추측은 아니라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물론 이 같은 관측은 성급하다는 지적도 있다. 양 부사장은 81년생으로 올해 32살의 젊은 나이도 나이인데다 최고 경영 자리에 오르기에는 경영능력이 검증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대신증권 측은 노 사장의 퇴임을 두고 불거지는 추측에 대해 확대해석을 경계하고 있다.
대신증권 관계는 <매일일보>과의 통화에서 “(노 사장 퇴임에) 특별한 이유가 있는 것은 아니다”라며 “지난 6년간 대신증권을 이끈 만큼 자연스레 물러나는 것”일 뿐, “5월 말쯤 열릴 주주총회에 가봐야 후임 대표가 누구인지 정확히 알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