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제 북송된 여성에 몸수색을 빌미로
자궁까지 검사… 인권유린 수준 ‘경악’
성 상납・수용소 내 성폭행 ‘비일비재’
가사・생계도 오롯이 여성들이 떠맡아
생계형 성매매여성 증가로 윤락업 활개
[매일일보=류세나 기자] 만성적인 경제난과 식량난, 독재권력에 의한 인권유린 등 북한주민의 ‘현실’은 이미 여러 경로를 통해 국제사회에까지 널리 알려져 있다. 그렇기에 이 같은 현실에서 벗어나고자 탈북을 시도하던 북한여성들이 그 과정에서 사고 팔리는 형태로 결혼 혹은 성매매여성으로 전락되기도 한다는 뉴스보도는 듣는 이들의 가슴을 아프게 한다. 그러나 사회에 저항, 주체성을 갖고 탈북하는 여성들의 모습과 달리 현재 북한에서 인권유린을 감수하며 살아가고 있는 여성들의 삶은 제대로 드러난 적이 없었다. 이에 대한변호사협회는 지난 12일 2000년 이후 탈북한 100명의 새터민을 대상으로 2월부터 4월까지 설문・면접조사한 결과물인 <2008 북한인권백서>를 발간하고 그동안 감춰져 온 북한 여성들의 실상을 밝혔다.
북한의 여성관련 법제를 보면 북한여성들은 남성과 동등한 정치, 경제, 사회적 권리를 누리도록 돼있다. 그러나 북한에서 살아가고 있는 여성들은 가부장적 권위주의 체제 아래 직장이나 사회에서 입당이나 간부 승진 등 사회진출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백서에 따르면 북한은 남한보다 10년 앞선 1981년에 정치・경제・사회・문화 등 모든 영역에서의 여성 진출을 보장하는 국제인권규약 A, B 규약에 가입했다. 또 2001년 여성차별 철폐협약에 가입하면서 대외적으로 성평등 중요시하는 것처럼 비쳐졌다. 그러나 이러한 표면적인 ‘사실’들과 달리 내부적으로 북한 여성들은 식당보조, 문서정리 등 일반적으로 ‘허드렛일’로 치부되는 직업만을 가질 수 있다. 운이 좋아 제대로 된 회사에 입사하게 돼도 승진 기회는 좀처럼 찾아오지 않는다는 게 이들 탈북자들의 중론이다. 게다가 경제난 심화로 대부분의 공장이 가동을 중단했을 때도 북한 당국은 주민들에 대한 통제력을 유지하기 위해 남자들의 직장출근을 강요했고 북한의 여성들은 가족의 생계를 위해 자의반 타의반으로 경제활동에 나섰던 것으로 조사됐다. <2008년 북한인권백서>에 수록된 면접조사 결과에 따르면 최근 북한의 가정에서 경제적 문제에 대한 책임을 남편이 가지고 있다는 답변은 26.4%, 아내가 가지고 있다는 답변은 49.1%의 비율을 보였다.북한 속 북한, ‘정치범 수용소’
수용소 밖 북한 ‘자유’에 충격
외부 교류로 性의식 변화
“꽃 사세요” 성매매 성업中
백서에서 밝히고 있는 이들의 증언에 따르면 북한에서 이뤄지고 있는 성매매 호객행위는 우리나라의 그것과 크게 다르지 않다. 우리나라 호객꾼들이 남성들의 손목을 쥐어 잡고 “한번 놀다가 가”라고 직접적으로 성매매를 부추긴다면 북한에서는 “밤 꽃 사세요”라며 은유적으로 돌려 말하는 것이 차이점이라면 차이점이다.
또 북한 역시 뇌물이면 무엇이든 해결된다는 부패풍조가 만연해 여성들의 ‘性’이 뇌물로 사용되기도 한다고 백서는 전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