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팅서 만난 ‘오빠’따라 술 마신 후 성폭행 당해…만취 상태로 버려져 저체온증으로 ‘사망’
<일산 여중생 사망사건 풀스토리>
체내서 DNA 발견돼 번개男 범행전모 들통
함께 ‘번개원정’ 떠났던 친구 ‘나 홀로’ 귀가
[매일일보=류세나 기자] 지난 15일 밤 11시 20분경 경기도 일산동구 모 아파트 경비실 화장실에 여중생 윤모(15)양이 입술이 새파랗게 질린 채로 쓰러져 있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119소방대원들은 윤양을 인근 병원 응급실로 긴급 후송했지만 윤양은 이내 숨지고 말았다. 경찰에 따르면 윤양은 발견됐을 당시 옷이 그대로 입혀져 있던 상태였으며, 경비실에는 아무도 없었다.
그곳에서 어떤 일이 벌어졌던 것일까. 게다가 윤양은 해당 아파트에 거주하고 있는 주민도 아니었다. 지하철로 약 40여분 떨어진 서울 은평구에 거주하고 있었던 것. 자신이 사는 지역도 아닌 곳에, 그것도 한 아파트 ‘경비실 화장실’에 윤양이 홀로 쓰러져 있게 된 이유는 무엇일까. 그 사건을 <매일일보>이 취재했다.
목적달성(?) 후 버려놓고 ‘Bye-Bye’
경찰에 따르면 며칠 전 인터넷 채팅 사이트를 통해 알게 된 이들 중 두 명의 남학생, 여학생은 온라인상에서 서로의 휴대폰 번호를 교환한 후 친구와 함께 ‘2대 2’로 만날 것을 약속했다.도둑이 제 발 저려 찾아갔다 덜미
하지만 이들을 버려놓은(?) 김군, 이군의 마음이 편했을 리 만무했다. 이들은 두 여학생들에게 몇 시간 째 연락이 없자 같은 날 밤 11시 20분경 윤양 등을 남겨뒀던 화장실로 다시 찾아갔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그 곳에는 전양은 온데간데없고 윤양 혼자 쓰러져 있었다. 전양은 어디로 사라진 것일까.이와 관련 전양은 경찰에서 “8시 30분경 눈을 떠보니 화장실 안이었다”면서 “친구를 흔들어 깨웠는데도 일어나지 않아 혼자 집에 갔다”고 진술했다. 함께 있던 친구마저 집으로 돌아가면서 사실상 술에 취해 있던 윤양을 돌봐줄 사람은 아무도 없게 됐고, 결국 윤양은 죽음에까지 이르게 됐다. 이와 관련 김군 등은 경찰에서 눈물로 용서를 구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기자가 경찰서에서 만난 가해학생들은 너무도 평범한 고등학생의 모습 그대로였다. 또 범행이 일어난 지 십 여일이 지난 탓인지 김군 등은 적막과 무게감이 흐르는 경찰집무실에서 잡다한 대화를 나누는 등 아직은 철이 덜 듯한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이와 관련 한 경찰관계자는 “가해학생들은 범행을 목적으로 만났던 것은 아니라고 주장하고 있지만 한창 性에 대한 호기심이 강한 나이다 보니 그들의 주장을 모두 믿을 수는 없다”면서 “범행당시 가해 학생들은 술을 많이 마시지 않은 상태였다”고 말했다.또 다른 관계자는 “나이 어린 자식을 먼저 보낸 유족들은 물론이고 가해학생의 부모 역시 심한 마음고생을 하고 있다”면서 “현재 윤양의 사인은 저체온증으로 추정되고 있으며 정확한 사인은 부검결과가 나와야 알 수 있다”고 전했다.저작권자 © 매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