靑, 北 올 들어 7번째 도발에 화상 관계장관 회의로 대응 그쳐
한국당 "우리 국민 생명과 안전이 김정은 손아귀에 들어갔다"
[매일일보 박규리 기자] 북한이 북한판 이스칸데르 미사일에 이어 또 다른 신형 단거리 미사일을 발사한 당일 청와대가 화상회의로 대응하는 데 그치자 야당에서는 '안보 포기'라는 비난까지 나오는 등 논란이 커지고 있다.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는 문재인 대통령을 향해 "현재의 안보 붕괴 상황에 대해 대국민 사과하라"며 최후통첩을 날리기도 했다.
11일 정치권에 따르면 황 대표는 전날 오전 북한이 동해상으로 단거리 탄도미사일로 추정되는 발사체 2발을 쏘아올리자 국회에서 당 북핵외교안보특위 긴급회의를 주재했다. 그는 이 자리에서 "총체적 안보 붕괴 상황에 대한 문 대통령의 입장 표명과 대국민 사과를 촉구한다"며 "이는 생명 안전 위협받는 대한민국 국민들의 요구이며 문재인 정권에 보내는 최후 통첩이다"라고 말했다. 그는 또 현재 상황에 대해 "지금은 사실상 우리 국민들의 생명과 안전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손아귀에 들어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상황"이라며 "그런데도 국가를 보위할 책임을 가진 문 대통령은 여전히 모습을 보이지 않고 있고, 청와대는 오늘도 국가안전보장회의(NSC)조차 열지 않았다. 심지어 북한을 규탄하는 성명서 한 장을 내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황 대표는 이어 "결국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내팽개치고 외교안보까지 총선 전략으로 이용하려는 이 정권의 잘못된 욕심이 대한민국을 총체적 안보 붕괴로 몰아가고 있다"며 "문재인 정권은 현존 위협에 대한 위기의식도, 대응 전략도, 대응 의지도 없는 3무(無) 정권"이라고 주장했다. 특히 황 대표는 이 자리에서 문 대통령의 대국민 사과 외에도 △북한의 도발을 막기 위한 실효성 있는 대책 마련 △9·19 남북군사합의 폐기 선언과 북한에 대한 경고 메시지 발표 △외교안보 라인 전원 교체 △중·러 군사적 위협에 맞서는 한미일 공조체제 복원 등 구체적인 5대 요구안을 제시하기도 했다.
이날 회의에서 북핵특위 위원장인 원유철 의원은 "북한의 무력도발이 상시화되고 있다. 이제 '김정은의 미사일 불꽃쇼'라고 불러도 될 것 같다"며 "우리 군도 대응 타격을 하고 대비태세를 통한 도발 분쇄 의지를 보여줘야 한다"고 말했다. 민경욱 대변인도 특위 회의 직후 논평을 내고 "북한이 올 들어 벌써 15번째 미사일 발사를 했는데도 휴일 새벽이라며 NSC 회의를 화상회의로 대체한 정부를 국민이 어떻게 믿고 밤잠을 자겠느냐"면서 "문 대통령은 직접 NSC를 주재하고 9.19 남북군사합의 폐기를 직접 선언하라"고 촉구했다.
한편, 앞서 북한이 지난 5월부터 10일까지 총 7번의 발사체 발사를 감행하는 내내 야당은 대통령 주재의 NSC 전체회의를 요구해 왔다. 그러나 정부는 정의용 안보실장 주재 NSC 상임위원회나 관계장관 회의에서 북한의 도발 관련 대응책을 논의했다. 이와 관련해 정치권에서는 문 대통령이 일본의 경제보복 대응 키워드 중 하나로 '평화경제'를 제시한 만큼 북한의 잇단 무력시위가 비핵화 대화에 찬물을 끼얹을 것이라는 우려를 하고 있다는 해석이 나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