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 금융당국이 외환은행의 하나고 출연을 은행법 위반으로 판단했다. 금융위원회가 이 같은 판단을 외환은행에 통보함에 따라 외환은행의 ‘하나고’ 지원이 불투명해졌다.

금융위 관계자는 3일 “하나고등학교는 하나금융의 특수관계인에 속해 외환은행이 출연하는 행위는 대주주에게 무상으로 은행 자산을 넘기는 행위”라고 말했다.금융위가 이 같은 판단을 내린 배경은 은행법35조2항 규정에 의거한 것이다.이 조항에 따르면 은행은 특수관계인을 포함해 대주주에게 자산을 무상으로 양도하거나 통상의 거래조건에 비추어 그 은행에 현저하게 불리한 조건으로 매매 또는 교환하거나 신용공여를 해서는 안 된다고 규정하고 있다.외환은행이 하나지주에 배당한 뒤 하나지주가 하나고에 출연하면 문제가 되지 않지만, 외환은행이 곧바로 출연하는 것은 절차상 위법이라는 것이다.하나금융은 외환은행 지분 60%를 보유한 대주주이자 하나고 설립자이다. 하나고는 지난 2010년 김승유 하나금융 전 회장이 설립한 자율형 사립고로 현재 김 전 회장이 이사장으로 재직 중이다.금융위는 이런 까닭에 하나고가 하나금융의 특수관계인이라는 판단을 내렸다.앞서 외환은행은 지난 10월 이사회를 개최하고 하나고에 250억원을 출연하기로 의결한 바 있다.이에 대해 외환은행 노조는 즉각 반발에 나섰고 금융위에 진정서를 제출했다. 노조 측은 은행 법인의 재산을 하나고에 출자하는 것은 업무상 배임이라고 강도높게 하나금융을 비난했다.논란이 확산되자 국정감사에서 김석동 금융위원장은 “법률적인 면 등 필요한 사항을 면밀히 검토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이에 김승유 전 회장도 긴급 기자회견을 가지고 “외환은행 노조가 하나고에 대한 허위사실 유포를 통해 학교의 이미지를 의도적으로 실추한데 대해 책임을 져야 할 것”이라고 말해 고발 의사를 밝히는 등 양측간 대립이 격화되고 있는 상태다.한편 외환은행은 금융위 판단에 대해 검토해보겠다는 입장이다.외환은행 관계자는 “지난 주말 금융위로부터 위법 소지가 있다는 의견을 전달받고 현재 모든 제반사항을 검토 중”이라며 “검토가 끝난 뒤 적정한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말했다.‘하나고 출연’을 철회할 수 있느냐는 질문에는 “아직 확정된 것이 없다”며 즉각적인 답을 피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