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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일보 이상래 기자]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내년도 국가 연구개발(R&D) 예산에 24조1000억원을 편성했다고 29일 밝혔다. 이는 올해 예산보다 17.3% 늘어난 것으로 증가율이 두 자릿수를 기록한 것은 2010년 이후 10년 만이다.
최근 일본의 수출 규제에 대응해 소재·부품·장비 분야의 경쟁력 강화를 위한 R&D 예산을 크게 늘린 것이 '2020년 정부 R&D 예산안'의 특이점이다.
내년 소재·부품·장비 분야 R&D에 올해보다 9000억원 증가한 1조7000억원이 투입된다. 정부는 산업 소재 100개 이상을 '핵심품목'으로 지정하고, 이 품목에 대한 개발부터 상용화까지 전주기에 걸쳐 지원할 방침이다.
기초연구 및 인재 양성에는 올해보다 4000억원 늘어난 2조3000억원을, 4차 산업혁명의 핵심 인프라인 데이터·네트워크·인공지능 기술 개발에는 2000억원 증액된 5000억원을 각각 배정했다. 시스템반도체, 바이오·헬스, 미래차 등 3대 핵심산업 R&D에도 올해보다 4000억원 많은 1조7000억원을 편성했다.
과기정통부는 "과학기술로 소재·부품·장비 자립화와 혁신성장 성과 확산을 뒷받침하겠다는 정부의 강력한 의지가 담긴 것"이라고 설명했다.
과기정통부의 내년도 예산은 올해(14조8496억원)보다 1조3651억원(9.2%) 늘어난 16조2147억원이다. 이중 R&D 예산이 9517억원(13.6%) 증액된 7조9473억원으로, 이는 전체 국가 R&D 예산의 3분의 1을 차지한다.
내년도 과기정통부 R&D 예산 역시 소재·부품·장비 분야에서 2배 이상 늘었다. 올해 예산은 1550억원이었지만 내년에는 3370억원이 배정된다.
소재 기술 확보를 위해 '나노미래소재원천기술개발사업'을 신설해 373억원을 투자하고 정보통신기술 분야에서도 103억원 규모의 '5G기반 장비·단말부품 및 디바이스 기술개발' 사업이 새로 추진된다.
소재·부품·장비 R&D 관련 시설이 있는 나노종합기술원의 운영을 위해 올해 예산(111억원)의 6배 정도인 657억원이 투입된다.
연구자들의 창의적인 연구를 지원하는 기초연구에는 올해 예산(1조5530억원)보다 4650억원(29.9%) 많은 2조180억원이 배정됐다. 혁신적인 연구 성과를 창출하기 위한 '혁신도전 프로젝트 및 G-퍼스트 사업'(72억원)과 '과학난제도전 융합연구개발'(35억원) 사업이 내년 신설된다.
과기정통부는 내년 데이터·네트워크·인공지능 고도화에 올해보다 3천700억원(54.5%) 많은 1조480억원을, 미세먼지 등 사회문제를 해결하는 데는 1880억원(24%) 늘어난 9700억원을 투입한다.
이 밖에 집배원의 근로 환경을 개선하고 차세대 금융 시스템을 구축하는 등 보편적 우정서비스의 안정적 제공을 위해 올해보다 1590억원(30.2%) 많은 6천850억원을 배정했다.
과기정통부는 이 예산안을 다음 달 3일께 국회에 제출할 예정이다. 예산안은 국회 심의와 본회의 의결을 거쳐 확정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