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 김종혁 기자] 무형문화유산과 시민생활’을 주제로 열리는 제3회 세계무형문화유산포럼에서 10월 12일 오전 ‘북한의 무형유산’을 주제로 한 특별세션이 열린다.
이 세션에는 ‘한반도 무형유산 보호를 위한 공동협력’을 주제로 북한 무형유산 보호 및 협력과 관련한 국내외 전문가들이 발표와 토론을 한다.
지난 2017년부터 해마다 개최되고 있는 세계무형문화유산포럼은 올해 ‘무형문화유산과 시민생활’을 주제로 10월 10일부터 12일 까지 사흘간 국립무형유산원(전주 소재)에서 전 세계 20여 개국 40여 명의 전문가가 모여 무형문화유산에 관해 이야기를 나눈다.
포럼의 마지막을 장식하게 될 북한 관련 특별세션은 ‘북한의 무형유산 보호현황과 국제협력’, ‘한반도 무형유산 공동 보호를 위한 남북협력’을 세부주제로 다양한 현장 경험과 시사점을 살핀다.
첫 번째 세부주제인 ‘북한의 무형유산 보호 현황과 국제협력’ 세션에서는 '수잔 오게' 유네스코 무형유산 역량강화 퍼실리테이터가 지난 2018년 9월 말부터 10월 초까지 평양을 8일간 방문해 북한의 무형유산 관련 정책 결정자 등을 대상으로 진행한 무형유산 보호 훈련 프로그램 및 워크숍에 대해 발표한다. 더불어 북한 내 대규모 복합 미술제작소인 ‘만수대창작사’를 비롯해 전통 고려도자기 제작소, 전통 한국화 거장과의 만남 등 북한 무형유산 현장을 생생하게 전달할 예정이다.
퍼실리테이터는 유네스코가 무형유산협약의 교육과 보급을 위해 지정한 전문가로, 현재 전 세계 136명의 전문 강사가 활동 중이다.
같은 세션에서 '우르트나산 노로브' 몽골 자연문화유산보호재단 이사장은 최근 수년간 유네스코 동북아시아 회원국들(중국, 일본, 북한, 남한, 몽골)이 문화협력 활동을 벌이며 무형유산을 우선순위로 두고 진행한 여러 국제회의와 축제 등을 소개할 계획이다.
또한 '관징' 유네스코아태무형문화유산훈련센터(중국 CRIHAP) 전문관과 '김덕순' 유네스코아태무형유산센터(한국 ICHCAP) 연구정보실 실장이 북한 무형유산 보호를 위한 각 센터의 활동들에 대해 설명한다.
두 번째 세션 주제인 ‘한반도 무형유산 공동 보호를 위한 남북협력’에서는 박상미 한국외국어대학교 교수가 발제자로 나선다.
박 교수는 무형유산 관련 남북한의 법제도 및 유네스코 협약을 비교하면서, 그동안 북한 무형유산 보호를 지원해온 유네스코 베이징사무소의 활동을 소개하며, 남북의 무형유산 공동 보호에서 유네스코의 비중 있는 역할을 알린다.
이삼열 대화문화아카데미 이사장은 남북이 공동으로 지닌 여러 무형유산을 설명하며, 민족 공동체를 회복하는 데 무형유산의 교류가 지닌 중요성을 독일의 사례에 비춰 이야기할 계획이다.
박영정 한국문화관광연구원 본부장과 임형진 국립무형유산원 학예연구관은 각각 북한 내 무형유산에 대한 홍보와 대중 보급, 남북 무형유산 협력이 지닌 국내적·국제적 효과 등에 대해 발표한다.
또한, 레티민리 베트남 문화유산연구진흥센터 센터장은 남·북 베트남 예술가들로 구성된 베트남예술단이 10여 년 전 미국 워싱턴에서 열린 스미스소니언 민속생활축제에 참여하면서 베트남계 미국인 공동체 구성원들과 교류했던 경험을 소개하며, 한반도의 남북 무형유산 교류에서 주목할 점을 제안한다. 베트남은 1975년 통일 전까지 20년 동안 남북이 분단돼 있었다.
북한은 지난 2008년 국제적 차원에서 자국의 무형유산의 중요성을 환기하기 위해 유네스코 무형문화유산보호협약에 가입한 이후, △아리랑(2014년), △김장문화(2015년), △씨름(2018년) 등 세 가지 종목을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 대표목록에 등재해 왔다.
특히 씨름은 지난 2018년 12월 남북한이 공동으로 등재하면서 새로운 전기를 마련한 바 있다.
그사이 북한에서는 유적이나 유물 등 유형문화유산(물질유산) 중심의 문화유산정책에 무형문화유산 보호정책이 포함되는 대전환이 이뤄졌다.
2012년 문화유산보호법을 제정해 무형유산(비물질유산)도 그 보호 대상으로 확대하고, 2015년에는 기존 법의 효력을 없애고 새로 민족유산보호법 제정 및 2019년 개정을 거치면서 유네스코 협약의 가치를 반영해 나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