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 시가총액 상위 100대 기업 중 28개사 주식담보대출 받아
[매일일보] 일부 코스닥 상장사들의 최대주주들이 보유 지분을 담보로 대출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보유 지분 전량을 담보로 설정한 경우도 있어 투자자들은 이들 기업에 투자시 이를 유의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31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코스닥 시가총액 상위 100개 사 중 28곳의 대주주가 주식담보대출을 받았다. 이들이 금융회사에 담보로 제공한 지분의 가치는 2조3300억원 규모이다.
이들 최대주주들이 보유한 지분의 전체 시장가치는 5조1400억원 내외로 이 중 45% 가량이 질권으로 잡혀있는 것이다.
코스닥 대장주인 셀트리온은 최대주주인 셀트리온홀딩스와 특수관계인인 셀트리온지에쓰씨가 각각 보유지분의 59.16%, 79.23%를 담보로 총 31건의 주식담보대출계약을 맺고 있다고 공시했다. 셀트리온지에씨는 대출 자금으로 셀트리온 주식을 매입하고 있다.
외국인 전용 카지노를 운영하고 있는 파라다이스 역시 대주주인 파라다이스글로벌은 보유지분의 74.86%를 담보로 설정해 1100억원을 차입했다.이외에도 오스템임플란트, 다날, 이엘케이, 솔브레인 등도 최대주주의 담보 비중이 높은 회사이다.최규옥 오스템임플란트 대표는 보유 지분의 76%를 증권사에 담보로 설정해 대출을 받았다. 신동혁 이엘케이 대표와 박성찬 다날 대표 역시 각각 자신이 소유한 주식의 62%, 56%를 증권사 등에 담보로 제공하고 있다.
인수·합병(M&A)으로 경영권이 바뀌었던 한국토지신탁 한글과컴퓨터 KG이니시스 등도 대주주의 담보 비중이 높은 편이다. M&A에 필요한 자금을 LBO(차입매수) 형태 등으로 조달했기 때문이다.증권업계에서는 일반적인 주식담보대출 정도를 넘어서는 기업에 대해서는 ‘주식담보 리스크’를 주의해야 한다고 지적한다.‘주식담보 리스크’란 급작스런 주가 하락 시기에 담보권으로 설정된 대주주 지분이 시장에 반대매매 형식으로 대량 출회되는 것을 말한다.채권자들은 담보 주식의 가치가 대출금과 비교해 일정 수준이하로 하락하면 담보주식을 매각해 채권을 회수한다. 특히 증권사의 경우 대출금 대비 140% 이하로 담보 주식 가치가 하락하면 즉각적인 반대매매에 나서기 때문에 시장에 충격을 줄 수 있다.대표적인 사례가 태양광업체 SDN으로 대규모 반대매매 물량이 쏟아져 나와 지난해 12월 불과 한 달 남짓한 사이에 주가가 삼분의 일 수준으로 급락했다.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재무제표상 우량기업이라도 최대주주가 차입금을 제때 상환하지 못하면 기업가치와 상관없이 반대매매가 행사돼 주가가 급락할 수 있으므로 투자자들은 이에 대해 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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