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동인의 백수탈출] 세대 갈등론은 핵심을 벗어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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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동인의 백수탈출] 세대 갈등론은 핵심을 벗어났다
  • 매일일보
  • 승인 2019.12.12 1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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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동인 SPR교육컨설팅 대표
원동인 SPR교육컨설팅 대표
언제부터인가 우리 사회에 세대 간 갈등이 사회적 이슈로 떠올랐다. 핵심 내용은 이렇다. “50~60대 기성세대가 수십 년간 이어진 성장과실을 다 가져갔다. 특히 ‘86세대’(60년대 생, 80년대 학번)는 대학도 쉽게 갔고, 가고 싶은 회사를 골라 갔으며, 신도시 건설 등의 영향으로 내 집 마련도 쉽게 했다. 그들이 성장과실을 독식한 결과 지금 젊은 세대는 대학 입학도 어렵고 취업은 더더욱 쉽지 않고 내 집 마련과 결혼·출산은 꿈도 꾸지 못하는 ‘헬조선’에 사는 신세가 됐다”는 것이다. 과연 그런가? 우선 연령대별 인구분포를 살펴보자. 우리나라는 저출산의 결과로 연령대별 분포가 급변했다. 성장과실을 독식했다는 비판을 받는 86세대가 2018년 인구총조사 기준 전체 5100만 인구 중 850만 명으로 가장 많다. 60대도 580만 명이나 된다. 이에 비해 20~30대는 각 700만 명이고 10대는 500만 명에 그친다. 이 같은 인구분포를 보면 현시점에서 가장 숫자가 많은 50대 86세대가 대기업 임원과 국회의원 장차관 자리 등에서 높은 점유율을 보이는 것은 자연스럽다.
그럼 과연 50~60대가 성장과실을 독점했을까? OECD의 65세 이상 빈곤율 자료에 따르면, 한국은 45.7%로 압도적 1위다. 2위 멕시코(26.5%)와 격차가 크다. 또한 OECD 평균치인 12.8%보다 훨씬 높다. 요즘 20~30대 젊은 세대는 내 집 마련을 하지 못해 결혼도 못한다고 불만이지만, 정작 우리나라 65세 이상 인구의 절반 가까이는 빈곤에 허덕이는 게 현실이다. 86세대라고 크게 다를까? 850만 명의 86세대 중에서 대기업임원, 국회의원, 장차관 등은 채 1%도 안 될 것이다. 나머지 99%의 현실은 잿빛에 가깝다. 청년들의 현실이 어려운 것은 사실이다. 올해 청년층 신규 취업자 가운데 월급이 300만 원 이상 받는 사람은 3.7%에 불과하고, 79.4%가 200만 원 미만을 받는다. 심지어 45.3%는 150만 원 미만을 받는다. 그럼에도 필자가 세대비판론을 경계하고 위험하다고 생각하는 것은, 그것이 우리의 미래인 10대와 20대, 30대 젊은 세대를 운명론에 빠지게 하고 나약하게 만들기 때문이다. 홍성국의 ‘수축사회’, 리처드 리브스의 ‘20 vs 80의 사회’에서 지적한 바와 같이 문제의 핵심은 사회 양극화다. 문제의 본질은 정확히 알고 개혁하는 것이 중요하다. 세대비판론 등으로 젊은 청년을 현혹 시키고 좌절시키는 일은 하지 말아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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