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현1구역 재개발 조합 임원 선거 ‘부정 논란’으로 시끌
조합원 “롯데건설과 조합 OS요원들이 선거에 개입했다”
“사실 아냐… 법정 다툼 자신 있어” 롯데건설·조합장 반박
[매일일보 성동규 기자] 지난해 말 진행된 서울 은평구 갈현1구역 재재발 임원 선거가 불공정 시비에 휩싸였다. 조합과 롯데건설이 고용한 홍보도우미, 일명 OS(Out Sourcing)요원들이 사실상 특정 후보를 선출시키기 위해 선거에 직간접적으로 개입했다는 증거를 잡았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조합원들은 관련 증거를 더 수집하는 데로 관계자들을 경찰에 고소할 예정이다. 그러나 조합과 롯데건설에서는 일부 조한원의 주장은 “사실무근이며 음해성 제보에 불과하다”고 반박했다. 이런 탓에 이번 사태는 결국 법정 다툼으로 비화할 것으로 보인다.
2일 갈현1구역 조합원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29일 임기종료에 따라 조합장과 감사, 이사 등을 뽑는 총회를 열었다. 조합은 이에 앞서 서울시 정비사업 표준선거관리규정과 정관 등에 따라 선거관리위원회를 구성하고 사전투표와 우편투표, 현장 투표 등을 진행하기로 했다.
조합에선 통상 의사정족수를 채우기 위해 우편보다는 인편을 통해 선거 관련 내용을 조합원들에게 알리고 서면투표를 받는다. 이 업무를 대행하는 게 OS요원이다. 하지만 2677명의 조합원 중 절반 이상(1495명)이 참여한 서면투표에서 기표된 투표용지가 발견돼 논란이 불거졌다.
조합원 홍 모 씨는 “임원 선거가 있기 얼마 전 조합에서 고용한 OS요원이 집으로 찾아와 특별한 설명 없이 사업이 빨리 진행될 수 있게 서면결의서에 사인하라고 재촉했다”면서 “당시 별생각 없이 사인을 해줬다”고 설명했다.
그는 “그런데 다음 날 투표용지와 서면결의서가 들어있는 선거인 봉투가 집에 도착했다”며 “뭔가 찜찜한 생각에 자신을 담당하는 OS요원에게 전날 받아간 서면결의서를 당장 가져오라고 했고 봉투 안을 확인해 보니 투표용지가 기표 된 채 발견됐다”고 덧붙였다.
홍 씨의 말 대로라면 OS요원이 몰래 대리투표한 셈이다. 수상한 제보는 더 있다. 지방에 거주하는 조합원 허 모 씨는 롯데건설 측 OS요원으로부터 한 통의 전화를 받았다고 했다. OS요원은 사업 진행 상황을 설명하겠다며 만나자고 끈질기게 설득했다는 것이다.
허 씨는 “몇 차례 거절하자 롯데건설 OS요원이 만나면 서면결의서를 받아 조합에 제출하겠다는 얘기를 꺼냈다”면서 “조합에서 고용한 OS요원이 있는데 롯데건설 OS요원이 왜 직접 서면결의를 받겠다는 건지 의아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조합원 김 모 씨는 “선거 이후 곧바로 정보공개 청구를 신청, 지난달 27일부터 이날 현재까지 제출된 서면결의서를 모두 확인했는데 25명 투표용지와 서면결의서가 누락 된 것으로 드러났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조합에선 사라진 투표용지 등에 대해 어떠한 해명도 내놓지 못하고 있다”며 “여러 정황과 증거로 미루어 볼 때 조합과 특정 건설사와 유착 관계가 있는 것으로 의심된다. 조만간 관련자들을 형사 고소할 계획”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유국현 조합장은 이와 관련해 “OS요원들에게 어떠한 지시사항을 전달할 적이 없다. 만에 하나라도 조합원들의 주장이 사실이라면 그건 분명 실적을 올리기 위한 개인적인 일탈에 불과했을 것으로 본다”며 “조합과는 아무 관련 없는 일”이라고 잘라 말했다.
롯데건설 관계자 역시 “사실관계를 확인해 보니 조합원들의 주장은 사실이 아니었다. 법정에서 가부를 따지자고 든다면 피할 이유가 없다”면서 “시공사 선정이 잇따라 불발되면서 자사의 사업 수주 확률이 높아지자 불만을 품고 거짓 제보를 한 것 아닌가 싶다”고 해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