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주의료원, 도 제2청사 활용 소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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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주의료원, 도 제2청사 활용 소문”
  • 이선율 기자
  • 승인 2013.03.19 17: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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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자단체 “일방적 폐업 발표 후 근거 제시 없어 갑갑”

“홍준표 도지사 만나게 해달라” 경남도의 진주의료원 휴업 공식 예고에 반발하는 입원 환자와 보호자들은 18일 오전 경남도청 기자회견을 가졌다. 이날 기자회견에 참석한 박광희(56)씨가 홍준표 경남도지사와의 면담을 요구하며 청원경찰과 대치하고 있다. <연합뉴스>
[매일일보] 경남 진주 지역의 거점 공공의료기관인 진주의료원에 대해 지난 2월26일 경상남도가 장기간 누적된 적자를 이유로 폐업 계획을 발표한 데 이어 3월18일부터 30일까지 휴업 예고기간에 들어가면서 경남도의 반인권적 행태를 비판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특히나 진주의료원 폐업 방침을 놓고 경남도 및 병원측과 노조 및 환자단체 간 갈등으로 크게 번지고 있다. 경남도는 적자와 부채 누적으로 경영상황이 악화일로여서 회생이 불가능하다며 폐업을 강행하려 하고 있는 반면 의료원 노조 및 정치권, 시민단체들은 폐업방침 철회를 요구하고 있다.

연간 40억 적자 중 30억은 장부상 손실에 불과
현 자산가치 1000억…주변 개발완료시 더 증가

지난 18일 홍준표 경남지사가 “진주의료원은 강성 노조의 해방구”라며 이곳에 투입할 돈을 서부경남 의료낙후지역에 투입하도록 지시한 것에 대해 보건노조 측은 “홍 지사가 감사 결과를 들어 임직원 전체가 위법 부당한 행위를 한 것처럼 언급했으나 이는 주로 경영진이 저지른 일”이라며 반박한 바 있다.진주의료원 사태에 가장 큰 피해자는 환자들이다. 하지만 경남도측은 이들에게 ‘다른 병원으로 가면 되지 않겠느냐’는 식의 무책임한 답변만 내놓고 있다.19일 ‘CBS라디오’<김현정의 뉴스쇼>인터뷰에서 진주의료원 환자비상대책위원회 박광희씨는 “어머님이 뇌졸중으로 입원한지 5개월 됐다”며 “공식적으로 병원 측에서 통지도 하지 않았고, 어제(18일) 갑작스럽게 그냥 보도자료만 날리면서 휴업을 발표해버렸다”고 말했다.박씨는 “진주의료원은 일반 개인이 돈벌이하는 병원하고는 다르다”며 “경남에서 개업한 지 103년이 된 병원이고, 사회취약계층이 주로 이용하고 있기에 그들에게 꼭 필요한 병원”이라고 강조했다.그는 “이 의료원에 오기 전 대학병원에서 한달(32일)정도 있으면서 1000만원 정도 들었다. 그런데 진주 의료원으로 옮기고 나서는 5분의 1 가격인 200만원 정도 냈다”면서 진주의료원의 ‘서민친화성’을 강조했다.진주의료원은 취약계층을 위한 공공의료 목적의 도립병원이다. 경남도가 근처 사립병원 입원을 지원해 준다고 해도 사립병원 입장에서는 장기입원환자의 경우 수익이 적기 때문에 한 달이 되면 환자를 내보내려는 압박을 가한다.현재 진주의료원에 남아있는 환자는 130여 명. 입원 환자들은 독거노인이나 저소득층 등가족이 있어도 진료비를 감당할 수 없는 상황인 사람들이 대부분이다. 즉 간병을 해 줄 여력이 있는 보호자가 없거나, 치료비 부담 때문에 개인병원을 못가는 사람들이 이곳을 많이 이용해 왔다.
박씨는 홍준표 지사의 진주의료원 폐업계획에 대해 “언론에 폐업한다고 발표를 해버리고 발표의 근거를 차후에 제시한다고 설명은 하지만 납득이 안된다”며 “일방적으로 ‘내가 하는데 무슨 말이 많으냐’는 식으로 나와 버리니까 참 깝깝한 노릇”이라고 토로했다.유지현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 위원장은 이어진 인터뷰에서 “폐업에 대한 공식적인 결정은 도의회에서 조례개정이 통과가 돼야 한다”며 “홍 도지사가 폐업을 강행하겠다는 강력한 의지의 표현이 어제(18일) 강제 휴업발표”라고 말했다.유 위원장은 재정적자로 인해 어쩔 수 없다는 경남도의 입장에 대해 “잘못된 주장이다. 진주의료원의 부채는 지금 300억이라고 하는데 이것은 신축이전하면서 들어간 비용으로 경남도청이 갚지 않아서 고스란히 빚으로 남아 있는 것”이라며 “현재 진주의료원이 매년 18억원씩 갚고 있다”고 밝혔다.이어 유 위원장은 “공공병원은 민간병원보다 평균진료비가 조금 저렴한 편이라 이로 인한 차액이 무려 연간 30억원이나 된다”며 “현금을 까먹진 않는 신축병원 감가상각비까지 반영해 적자로 계산되고 있지만 실제 손실액은 10억원 정도 밖에 되지 않는다”고 말하며 진주의료원에서 거론되는 적자는 회생불가능한 적자가 아니라고 주장했다.유 위원장은 진주의료원에서 발생한 적자는 꼭 공공의료수행에 따른 불가피한 적자고, 지방자치단체가 지원할 몫이라고 보고 있다. 그러므로 저소득층이라든지 사회에 어려운 취약계층을 돕자는 목적으로 공공의료기관이 문을 열었으면 이 정도 적자는 감수해야 한다고 보는 입장이다.

진주의료원 휴업예고에 환자들 “반인권 행태” 반발 진주의료원 입원 환자와 보호자들이 18일 오전 경남도청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아직 120여 명의 환자가 있는데도 경남도가 의료원 휴업 방침을 정한 것은 반의료·반인권 행태”라고 강하게 비판하고 있다. <연합뉴스>
유 위원장은 경남도의 폐업 발표에 또 다른 이유가 있는 것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했다. 그는 홍준표 지사가 후보시절 내건 ‘제2청사’ 공약을 거론하며 “최근 진주의료원을 폐쇄하고 용도변경을 해서 제2청사로 쓰지 않겠냐하는 이런 소문이 돌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유 위원장은 “지금 진주의료원의 자산가치가 1000억원 이상으로 늘어났고, 이 주변에 주택단지 혁신도시 이런 것이 완공되면 자산가치가 더 늘어갈 것”이라며 “진주의료원을 폐업한 후에 매각하면 엄청난 개발이익이 있지 않을까하는 생각들 때문에 결국 공공병원보다는 돈을 중심에 놓고 판단하고 있는 게 아닌가라고 의심하고 있다”고 밝혔다.유 위원장은 “진주의료원이 만약 폐업하게 된다면 다른 34개 지방의료원까지도 도미노현상으로 페업을 불러올 것”이라며, “지방의료원 34개 중에 대여섯 곳을 제외하고는 모두 적자운영”이라고 설명했다.그는 “특히 자방자치단체재정이 취약하고 지방자치단체장이나 지방의회 의원 다수가 공공병원의 마인드를 갖지 못한 곳과 같은 곳들은 폐업을 하거나 강도 높은 구조조정을 요구하는 방식으로 진행되지 않을까 우려된다”고 덧붙였다.유 위원장은 “지방의료원뿐만 아니라 모든 공공병원은 수익을 목적으로 만들어진 병원이 아니기 때문에 적자가 불가피하다”며 “저희는 그런 적자를 ‘건강한 적자’라고 얘기하면서 지원을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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