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 박동준 기자] 증권선물위원회의 지적 사항으로 상장폐지된 자원개발업체 유아이에너지가 증선위와의 소송에서 승소함에 따라 재상장 여부에 관련업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1일 유아이이에너지와 법조계 등에 따르면 서울행정법원 행정11부(부장판사 문준필)은 증선위를 상대로 제기한 시정명령 처분 취소소송에서 원고 일부승소 판결을 내렸다.유아이에너지는 김대중 정부 시절 대통령 아들이 연루됐던 ‘최규선 게이트’의 장본인인 최규선씨가 대표로 있는 회사다.

유아이에너지는 지난 2007년 10월 계열사인 유아이이앤씨가 이라크 쿠르드 자치정부와 체결한 8900만달러 규모의 병원 공사 계약을 500만달러에 인수했다.

하지만 쿠르드 정부에서 지불한 1958만달러를 유아이에너지가 아닌 유아이이앤씨가 받았다. 이를 증선위가 선수금 회계 처리를 하지 않았다고 지적해 전액 유아이에너지의 손실로 처리하도록 했다. 이에 따라 유아이에너지는 전액자본잠식이 됐고 지난해 9월 상장폐지됐다.

유아이에너지는 쿠르드 정부로부터 받은 돈은 최 대표가 광업권 투자계약을 해지하면서 받은 것으로 선수금이 아니라는 주장을 하면서 증선위를 상대로 지난해 9월 행정법원에 소송을 제기했다.

재판부는 “문제의 돈이 선수금이라고 단정하기 어렵다”며 “입증책임이 증선위에 있는 만큼 증선위의 기존 처분은 위법하다”고 판결했다. 재판부의 1심 판결이 확정되면 증선위 상대로 첫 승소한 사례가 된다.

유아이에너지는 한국거래소를 상대로 작년 10월 서울남부지법에 상장폐지 무효 소송도 제기해 재판이 진행 중이다.

거래소와의 소송은 1차 변론 이후로 행정소송 판결을 이유로 무기한 연기된 상태다. 행정소송 담당 재판부가 유아이에너지의 손을 들어줘 이 같은 결과가 거래소 판결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유아이에너지가 거래소를 상대로 제기한 상장폐지 무효 확인 청구소송에서 3심까지 최종 승소하면 재상장 가능하다.

유아이에너지 관계자는 “이번 증선위와의 소송에서 승소함에 따라 거래소와의 소송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여진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거래소 관계자는 “거래소와 증선위의 소송은 연관성은 있을 수 있지만 별도 진행되는 건”이라고 전제한 뒤 “증선위가 설사 소송에서 진다라도 거래소가 무조건 패소하는 것으로 보기는 어렵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