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계 최저임금 인상 요구, 귀족 노조만 득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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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계 최저임금 인상 요구, 귀족 노조만 득 본다
  • 문수호 기자
  • 승인 2020.07.08 14:4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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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계, 2018년과 동일한 16.4% 인상안 고수…1만원 대통령 공약 이행 촉구
경영계, 코로나19로 어려움 호소…지난 2년간 두 자릿수 인상 “올해는 어렵다”
한국편의점주협의회가 2일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에서 최저임금 삭감 및 차등화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중기중앙회 제공
한국편의점주협의회가 2일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에서 최저임금 삭감 및 차등화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중기중앙회 제공
[매일일보 문수호 기자] 2020년 최저임금안을 놓고 노동계와 경영계의 신경전이 이어지고 있다. 최저임금위원회에서 노동계는 시급 1만원을 요구하고 있고, 경영계는 8410원을 제시하면서 양측 주장이 팽팽하게 대립하고 있다. 지난 7일 열린 최저임금위원회에서 노동계와 경영계가 최저임금을 문제를 두고 한 치의 양보 없이 대립하면서 9일 예정된 6차 전원회의에서 양측의 주장이 좁혀질 수 있을지 관건이다.
노동계는 대통령의 공약이라며 공약 이행을 내세우고 있고, 경영계는 코로나19로 인한 실물경제 타격에 따른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최저임금은 최근 경기 침체 속에서도 2년간 두 자릿수 인상률을 보였다. 지난해는 10.9%가 인상됐고, 2018년에는 역대 최대 인상률인 16.4%를 기록해 현 정부 집권 이후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8일 한국경제연구원에 따르면 최저임금 인상 시 소비자물가지수도 동반 상승한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최저임금이 도입된 1988년부터 2017까지 30년 동안 상관관계를 분석한 결과 최저임금이 1% 상승 시 소비자물가지수는 0.07%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최저임금 인상은 주요 외식비의 연간 인상금액에 최대 40% 가까이 영향을 주는 것으로 조사됐다. 무엇보다 최저임금의 급격한 상승은 일자리 문제를 유발할 가능성이 크다. 한경연의 ‘2018년 최저임금 인상이 고용에 미치는 영향’ 보고서에 따르면 큰 폭의 인상률을 기록한 2018년에 미취업자 30% 가량이 최저임금의 급격한 상승으로 일자리를 잃었다. 당시 최저임금의 급격한 인상은 적용대상자들의 취업률을 4.1~4.6%p를 감소시킨 것으로 조사됐다.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지난 5월 실업률은 4.5%로 치솟았다. 특히 청년실업률은 10.2%에 달한다. 청년고용률은 42.2%로 전체 고용률 65.8%에 크게 못 미친다. 청년 실업자수는 전체 실업자 127.8만명 중 42.6만명에 달한다.
경영계에서는 최저임금의 급격한 인상이 아르바이트 자리마저 없앨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이미 지난 2년간 급격한 최저임금 인상은 비정규직 일자리의 감소와 근무시간 단축으로 이어졌다. 특히 최저임금 인상은 인건비 상승으로 이어지는 만큼 중소기업과 중소상공인들에겐 치명적인 타격이 될 수 있다. 중소기업 관계자는 “코로나19로 중소기업과 소상공인들이 어느 때보다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다”며 “올해 5월 기준 중소제조업 가동률은 66.2%로 금융위기 후 최저 수준이고, 중소기업 수출도 전년 동월 대비 -22.7%를 기록하면서 급감 중”이라고 밝혔다. 이어 “코로나19라는 특수 환경인 만큼 올해만은 근로자의 일자리를 지키기 위해 최소한 동결될 수 있도록 노동계와 정부의 협조가 필요하다”며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은 각종 대출과 정부 지원금으로 간신히 연명하고 있다”고 호소했다. 최저임금의 상승은 결국 대기업 등 일부 고용이 보장된 노조에게만 이득이 될 것으로 보는 시각이 우세하다. 노동계가 제출한 최저임금 1만원은 지난 2018년 인상률인 16.4%와 동일한 수준의 인상이다. 재계 관계자는 “우리나라의 경제성장률이 올해 마이너스를 기록할 것이 분명하고, 코로나19가 아니어도 마이너스 2%대의 성장이 예상되는 국면에서 임금 상승은 정부의 리쇼어링 정책 등에 반하는 것”이라고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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