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 조민교 기자] 집권여당 대통령 후보가 출석한 초유의 국회 국정감사가 대장동 의혹의 실체를 밝히지 못한 채 20일 끝났다. 18일 행정안전위원회, 20일 국토교통위원회의 두 차례 국감에도 의혹의 실체에는 접근하지 못했을 뿐만 아니라 핵심 인물인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통령 후보와 어떤 관계였는지조차 제대로 규명하지 못한 국감이었다. 이 후보가 남긴 말은 “유동규가 나를 배신했다”는 정도였다.
지난 18일 행안위 국감이 맹탕 국감이라는 혹평을 받자 이날 국민의힘 소속 국토위원들은 이 후보의 배임 의혹을 집중 추궁했다. 하지만 이 후보는 배임 의혹의 핵심 문제인 초과이익 환수 조항은 삭제된 것이 아니며 실무자 단계에서 채택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또 이 과정에서 자신은 전혀 보고받은 바가 없다고 했다.
이 후보는 또 유 전 본부장과의 연루 의혹도 전면 부인했으며 측근이라는 사실도 인정하지 않았다. 그는 유 전 본부장이 자신에게 충성을 다했다는 야당 의원 지적에 “충성을 다한 것이 아니라 배신한 것”이라며 “이런 위험에 빠뜨리게 한 것은 최선을 다해 저를 괴롭힌 것”이라고 했다. 또 “선거를 도운 건 사실이고 관계있는 것도, 성남시 본부장을 한 것도 사실”이라면서도 “정말 중요한 인물이었다면 사장을 시켰을 거다. 그런데 8년 동안 사장을 안 시켜줬다”고 했다. 그는 자격 미달인 유 전 본부장이 본부장 자리에 오른 과정 자체를 몰랐다고도 했다.
지난 18일 국감부터 자신에게 제기된 의혹을 모두 부인한 이 후보는 시종일관 대장동 사업의 공은 자신에게 있고, 잘못은 국민의힘 등 부패세력에게 있다는 주장을 견지했다. 이날 국감에서는 여기서 한 발 더 나아가 국회를 훈계하는 듯한 모습도 보였다. 그는 국감 시작 전 국민의힘 의원들을 향해 “국감은 인사청문회가 아니다” 또 “제가 아는 국감법에 의하면 국가위임사무 그리고 자치사무 중에서는 보조금이 지급되는 사무에 한해서 (국감을) 할 수 있게 돼 있다”며 “법률에 기인한 국가위임사무, 국가가 보조금을 지급하는 사업에 한해 가능하면 제가 답변을 제한하도록 하겠다”고 했다.
앞서 이 후보는 지난 18일 행안위 국감에서는 조폭 연루 의혹을 제기하는 야당 의원의 발언이 이어지는 동안 여러 차례 헛웃음을 거듭해 야당으로부터 ‘국회와 국민을 무시하는 오만한 태도’라는 반발을 사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