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남아·아프리카·중남미 여행시 뎅기열·말라리아·황열 주의
뎅기열 치료제 없어…황열 감염시 치명률 50%로 '고위험'
유럽서 장티푸스·콜레라 등 식음료 관련 질병 조심
[매일일보 이용 기자] 해외 여행이 재개되는 가운데, 외국발 감염병의 국내 유입 우려가 커지고 있다.
15일 보건당국에 따르면 입국자를 통한 감염병 확산을 막기 위해 감시 체계를 강화했다.
질병관리청은 코로나19 변이와 원숭이 두창 뿐 아니라 뎅기열, 말라리아, 황열, 콜레라, 장티푸스 등 특정 국가에서 주로 발병하는 감염병도 주요 경계 대상이라고 밝혔다.
특히 동남아시아 지역과 아프리카 지역을 여행할 경우 주의해야 할 질병은 뎅기열이다.
뎅기열은 뎅기 바이러스가 사람에게 감염되어 생기는 병으로 고열을 동반하는 급성 열성 질환이다. 뎅기 바이러스를 가지고 있는 모기가 사람을 무는 과정에서 전파된다. 이집트숲모기와 흰줄숲모기가 주 매개다. 이 모기들은 현재 코로나19 백신 미접종자도 입국 가능한 필리핀, 베트남, 인도네시아, 태국 등 아시아 지역과 아프리카의 인기 신혼여행지인 모로코, 모리셔스 등에도 서식한다.
문제는 현재 뎅기열에 대응 가능한 예방백신과 치료제가 없다는 점이다. 국내에서는 노블젠이 정부의 지원을 받고 관련 치료제를 개발하고 있는 중이다.
보건당국은 해외여행 재개로 뎅기열 환자가 증가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질병청 관계자는 “본래 국내에는 없던 질병이지만 최근 유행지역에 다녀온 후 발병하는 경우가 매년 30명 이상으로 보고되고 있다”며 주의를 촉구했다.
인기 많은 해외 관광지에서 주로 감염되는 말라리아도 경계대상이다. 말라리아는 모기가 옮기는 기생충질환으로, 열원충이 인체의 적혈구에 기생·파괴해 열발작, 빈혈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
말라리아 위험지역은 태국, 베트남, 라오스, 필리핀 등이며 아프리카 중남부, 중남미, 중동 등에서도 감염될 수 있다.
말라리아는 다행히 국산 치료제가 있다. 국내 신약 16호인 신풍제약의 ‘피라맥스’는 WHO 필수의약품 등재. 유럽 EMA 인증, 미국 FDA에게 희귀의약품 지정을 받았으며, 아프리카 7개국에서 말라리아 1차 치료지침으로 선정된 치료제다.
별다른 부작용이 없어 국내외에서 독보적인 위치를 차지하고 있지만 20kg 미만의 소아에 대한 안정성·유효성이 확립되지 않아 영유아 자녀를 동반한 여행에는 주의가 필요하다.
또 보건당국은 남미, 아프리카 여행객에게 황열병 예방접종을 권고하고 있다.
황열은 모기를 통해 전파되며 피하출혈·출혈점·비출혈·치근출혈·소화관출혈 등으로 토혈이 되거나 흑색변을 보게 되고 중등도의 황달이 온다. 현지인이 아닐 경우 50%의 높은 치명률을 나타낸다.
황열에는 두 종류가 있는데, 아프리카에만 있는 도시형 황열과 남미 정글에 유행하는 황열이 있다. 도시형은 여행 가능 국가인 탄자니아·케냐·에티오피아 등에서 주로 발생하고, 정글형은 브라질(아마존강유역)·아르헨티나·볼리비아·페루 등 중남미 전 지역에서 발생한다.
황열 예방접종은 현재 국립중앙의료원, 주요 대학병원 등 대부분의 국공립병원과 대형병원에서 예약제로 운영된다.
프랑스, 독일, 이탈리아 등 유럽 지역에 갈 때는 식음료로 인한 콜레라·장티푸스 감염을 주의해야 한다. 유럽 일부 지역은 여전히 오래된 상하수도 시설을 사용해 물에 의한 질병 감염이 잦은 편이다. 해당 질병은 같은 그릇의 음식을 나눠 먹는 한국 문화 특성상, 국내 유입 시 전파력이 매우 높다.
질병관리청 관계자는 “일부 해외 입국자를 중심으로 국내에 감염병이 확산될 수 있다. 여행지에 어떤 질병이 유행하는지 확인하고, 가능하면 관련 백신을 맞고 여행을 준비하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