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 수도권매립지 사용 종료를 놓고 정부·국회·지역사회 등의 여론이 들끓고 있다. 최근에는 국회에서 여야 의원들이 수도권매립지 사용종료에 따른 반입폐기물 처리에 대한 대안을 가지고 국회의원회관에서 난상토론을 벌였다.
환경부와 수도권매립지관리공사는 2025년 사용 종료를 목표로 논의되고 있는 반입폐기물의 처리문제를 놓고 대체매립지 조성을 통해 제2사업소를 운영하겠다는 계획을 가지고 있다. 이처럼 수도권자원순환공사로 명칭을 변경까지 해가며 수도권 전역에 사업소를 설치하여 폐기물 처리사업을 하겠다는 환경부와 수도권매립지관리공사의 발상은 반대하는 여론도 많을뿐더러 매립영구화를 하려는 획책으로 생각 할 수 밖에 없다.
40여년 가깝게 인천 서구에 거주하며 수도권매립지를 지켜본 필자의 입장에서는 대체매립지가 되었던 자원순환시설 설치가 되었던 기본적으로 폐기물 처리시설이 추가로 설치된다면 인천 시민과 서구 인근지역 주민들의 고통은 상상을 초월하게 될 것이다.
일일 수 백 대에 이르는 폐기물 차량과 관련 시설들이 수시로 드나드는 폐기물 처리시설의 특성상 주변 주민들은 시각적, 후각적 또는 환경적으로 엄청난 고통을 받게된다.
6월 16일 국회 윤상현 의원이 주최한 토론회에서 제기된 하나의 대안이 많은 관계자들의 관심을 끌었다. 이날 제기된 수도권매립지 사용 종료 대안으로는 수도권 및 인근에서 민간이 운영하는 소각장 40개소, 매립장 7개소, 제지공장 14개소, 고형연료 보일러·발전소 27개소 등을 활용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이들 시설들은 폐기물을 열원으로 재활용하여 소각열에너지를 생산하는 환경 기초시설들이라고 한다.
참으로 기발한 아이디어가 아닐 수 없다. 민간 소각장은 연간 100여 만 톤에 가까운 여유처리능력이 있고, 매립장 또한 700여 만 톤에 가까운 매립용량을 가지고 있다고 한다.
민간이 운영하는 환경기초시설인 순환자원시설들이 최대한의 물질재활용과 에너지재활용으로 수도권매립지에 반입되던 폐기물을 활용하고 극소량의 소각재만 매립으로 처리한다면 자원순환시대에 역행하지도 않고 더 이상의 추가 시설 확보도 필요치 않다고 본다.
또한, 이러한 처리 대안이 활용될 경우 폐기물 소각장, 매립장이라는 혐오 기피시설이 새롭게 만들어 질 경우 겪게 되는 환경,시민단체 그리고 지역주민들과의 엄청난 사회적 갈등도 사전에 예방할 수 있다.
얼마나 기발한 착상인가? 환경부와 수도권매립지관리공사는 인천시민·사회단체와 머리를 맞대고 기존 운영되고 있는 소각장과 매립장, 고형연료보일러·발전소 등으로 분산 처리하는 방식으로 수도권매립지에 연간 반입되는 240여만톤의 폐기물을 처리한다면 이보다 더 좋은 자원순환방식은 없을 것으로 보여지며 기대해 볼 만하다.
이에 지난해 10월 28일 민주당 안호영의원이 개정발의한「수도권매립지관리공사의 설립 및 운영 등에 관한 법률」이 철회된지 2개월만에 또다시 임종성의원이 같은 내용으로 발의한 법안은 2015년 4자 합의에도 정면 배치되므로 폐기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과거의 근시안적인 행정을 벗어난 윤석열 정부의 광폭 행보를 기대해본다.